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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 하루에 1만명 늘었다…플로리다 "뉴욕 주민 2주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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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트럼프 "교통사고 사망많다고 운전금지 안 해…경제활동 곧 재개"  

23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폐쇄 명령으로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 광장 앞이 텅빈 가운데 한 남성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AP=연합뉴스]

23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폐쇄 명령으로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 광장 앞이 텅빈 가운데 한 남성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4만 7000명을 넘었다. 지난 1월 21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 처음으로 하루 신규 감염자가 1만 명 이상 발생하면서다. 글로벌 진앙으로 떠오른 뉴욕에서만 감염자가 2만 명을 넘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에선 뉴욕·뉴저지 주민이 오면 2주 자가 격리를 명령하기로 했다.

진앙 뉴욕주민 미국 내 첫 봉쇄 조치 #23일 감염 4만 7096명, 사망자 595명 #뉴욕시(1만3000명)포함 뉴욕주 절반 #뉴욕시장 "다음 주 의료장비 동 난다" #트럼프 "말라리아약 1만개 보내겠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현재 미국 내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4만 7096명, 사망자는 595명이다. 존스홉킨스대는 23일 하루 신규 감염자가 1만 6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대 진앙인 뉴욕주가 2만 3230명(사망자 18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뉴욕시에서만 감염자 1만 3119명, 사망자가 125명이다. 인근 뉴저지도 2844명(사망 27명)이 감염돼 워싱턴(2221명, 사망 111명), 캘리포니아(2212명, 사망 43명)를 앞질렀다.

미국·중국·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미국·중국·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미국 코로나19 확산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국 코로나19 확산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CNN 방송에서 "뉴욕시 병원은 필수 장비 부족으로 이번 주가 지나면 환자를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11개 공공 병원은 현재 장비와 보급품 수준으로 이번 주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선 수백개의 산소호흡기와 수십만, 수백만개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시 1만 3000여명 감염자 가운데 13%인 약 1600명이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주내 병원에 환자 수용 능력을 50% 확대하라"는 긴급 명령을 발령했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신종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뉴욕시와 뉴저지·롱아일랜드 일부를 포함한 뉴욕 메트로 권역이 다른 지역의 5배 수준인 약 1000명 한 명꼴로 바이러스 발병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인구 860만명의 뉴욕시는 700명당 1명꼴로 감염됐다.

벅스 조정관은 "이 지역에선 신종 코로나 검사자의 28%가 양성 반응을 보인 반면 미국 나머지 지역은 8% 이하"라며 "뉴욕 주민은 지금 절대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3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뉴욕과 뉴저지 주민이 방문할 경우 2주간 의무 자가 격리를 명령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AP=연합뉴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3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뉴욕과 뉴저지 주민이 방문할 경우 2주간 의무 자가 격리를 명령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AP=연합뉴스]

글로벌 진원지로 떠오른 뉴욕 주민의 유입을 우려한 플로리다주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뉴욕과 뉴저지 주민은 플로리다 공항에 도착하면 14일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하도록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많이 방문하는 마이애미·포트로더데일·웨스트팜비치 카운티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도 이날 확진 1227명(사망 18명)으로 50개 주 가운데 7위다. 미국 내에서 다른 주 주민에게 오지 말라고 봉쇄한 첫 조치인 셈이다.

이런 뉴욕 위기 상황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항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1만개를 24일 뉴욕시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로퀸의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고 식품의약청(FDA) 공식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장서 긴급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애리조나에서 감염자 부부가 클로로퀸을 자가 투약했다가 남편은 사망하고 부인은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벅스 조정관 "워싱턴주 이제 확산 꺾였다…벨 모양 곡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폐쇄(shut down)하려고 건설된 게 아니다"라며 "미국은 곧 다시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자가 5만 명을 넘을 수 있고 상황이 나빠질 테지만 그다음 숫자가 줄기 시작할 것"이라며 "3~4개월보다 훨씬 빠르게 사업장을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앤서니 파우치 박사 등 전문가 견해와 다르다는 지적에 "독감이 성행할 때는 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때도 있었고, 자동차사고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많다"며 "그렇다고 자동차를 몰지 말라고 하지 않지 않으냐"고도 했다. "고용을 유지하려면 기업활동을 재개해야 하고 그 시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벅스 조정관도 "뉴욕보다 2주 이상 먼저 퍼진 워싱턴주는 확산이 꺾였다"며 "종 모양의 곡선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퇴치와 관련된 보건·의료물품의 사재기와 바가지 가격 조작을 단속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도 브리핑에 동석해 "연방검사에 전염병과 관련한 사기범죄 단속을 최우선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집에서 쓰는 화장지를 많이 샀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창고에 수술용 마스크를 가득 채워두고 있다면 당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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