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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발버둥엔 이유 있었다···日올림픽 미뤄지면 올 성장률 -1.2%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지브 비스워스 IHS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경제의 올해 기댈 곳이 사라지고 있다. 도쿄 올림픽(7월 24일~8월9일)은 이미 침체 상태인 일 경제에 유일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캐나다 등이 선수단 파견을 보이콧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최근까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기나 취소를 막기 위해 발버둥 치다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올림픽을 내년으로 미루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일본 경제는 어떨까? 경제분석회사인 IHS마킷의라지브 비스워스 아ᆞ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IHS마킷 라지브 비스워스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일 경제는 이미 침체 상태다. #지난해 소비세 인상, 무역전쟁 때문이다. #올림픽 연기는 일 성장률 0.4%P를 낮춘다. #중국인 소비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 위기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곳 싱가포르 상황은 어떤가.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정도는 아니다. (갑자기 기침한 뒤) 미안하다. 코비드19(COVID19)에 걸리지는 않았다. 하하!”
일본 경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침체 상태다. 기술적으로 침체가 아니라 침체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8%(전분기 대비)였다. 애초 발표치는 마이너스 1.6%였는데 최근 하향 수정됐다. 이미 침체가 시작됐다.”
침체가 빨리 시작한 것 같다.
“소비세를 지난해 10월 인상했다. 일본 경제 흐름을 보면 소비세 인상 직전 활발하다가 직후에 침체에 빠지는 패턴이었다. 그런데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파장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더욱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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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고위 관계자들이 경기 연기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연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올림픽으로 올해 경제 성적표를 좋게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주요 나라들이 해외여행을 사실상 금지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한두 달 안에 상황이 좋아지길 바란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베는 1990년대 이후 다른 총리들과는 달리 경제 외형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600조원(약 68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머징 국가의 리더나 즐겨할 법한 말이다.

올림픽 미뤄지면 0.4%P 정도 더 떨어진다

올림픽 연기는 일 경제에 줄 충격이 클까.
“나는 올림픽 개최를 전제로 일본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0.8%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경기가 미뤄지면 성장률이 0.4%포인트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 1.2%란 얘긴가.
“그렇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안에 해결된다는 조건에서다. 일본의 확진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상황이 나빠 일본이 경제적으로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림픽 연기를 언금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림픽 연기를 언금했다.

올림픽 연기가 야기할 성장률 감소분을 돈으로 계산하면, 얼추 2조 엔(약 23조원) 정도 된다. 일본 금융회사 등이 예측한 것(1조엔 안팎)보다 4배 정도 많다.

한국엔 일본이 코로나19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웃으며) 사실 투명성 문제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이탈리아 등 거의 모든 나라가 갖고 있다. 경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일본의 투명성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검사하는 점은 주목하고 있다.”
올림픽이 내년에 열릴 듯하다. 내년 일본 경제는 어떨까.
“내년엔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본다. 좋으면 내년 성장률이 1%에 이를 수도 있다. 이 또한 코로나 사태가 올해 안에 끝난다는 조건이다.”
중국 확진자 수가 많이 줄었다.
“중국 경제에 좋은 소식이다. 이미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중국은 한국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다.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얼마나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느냐에 따라 중국의 올해 경제 성과가 달렸다.”

라지브 비스워스
인도계로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임페리얼칼리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코노미스트그룹과 글로벌 금융그룹 UBS 등에서 아태지역 분석 책임자로 일했다. 현재는 IHS마킷에서 아태지역 경제 분석을 지휘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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