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비염치료의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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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코 스프레이의 문제점)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코가 나쁜 사람들에게 가장 주의를 주는 것이 바로 코 스프레이의 남.오용이다. ´칙칙이´라 불리는 코 스프레이는 말 그대로 코 안에 직접 약물을 분무해주는 제제. 먹는 약에 비해 전신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빨라 콧병 환자들에게 널리 쓰이고 있다. 문제는 콧병을 고치려고 뿌린 스프레이가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콧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현재 시판중인 코 스프레이는 약물 종류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이중 가장 주의해야할 것이 코점막 수축제다. 대개 혈관수축작용을 지닌 페닐에프린이 들어있어 코가 막혀 답답할 때 뿌리게 된면 이내 코가 뚫려 시원해진다. 그러나 이를 습관적으롤 장기사용할 경우 의인성(醫因性)비염을 불러일으킨다. 의인성 비염은 백약이 무효인 난치성 비염이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효능과 안전성에 비해 지나치게 푸대접닫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먹는 약이 아니라 뿌리는 것이므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작용이 뛰어나 각종 비염치료에 널리 처방되고 있다. 항히스타민 스프레이도 있다. 항히스타민제제는 재재기,콧물등 알레르기성 비염에 좋은 치료제.

그동안 먹는 약밖에 없어 불편했으나 최근 뿌리는 항히스타민인 아젤라스틴 스프레이가 개발돼 국내에서도 시판중이다.

현재까지의 치료시 고려해야 할 점

축농증과 알레르기성 비염은 현대 이비인후과 영역의 양대축을 이루는 코질환. 그러나 축농증 환자들이 코 내시경시술로 완치의 기쁨을 찾은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직도 완치가 요원하다.

현재 시술되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치료만 해도 코 스프레이.먹는 약등 약물치료는 물론 면역요법.회피요법.레이저소작법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치료법이 많다는 것은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알레르기 비염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체질적으로 민감한 코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자로 표현되는 체질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한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하긴 어렵다.

많은 환자들이 기대를 갖고 있는 치료법이 면역요법과 레이저소작법이다. 면역요법이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익숙해지도록 일정기간 계속 연역주사를 맞는 것. 그러나 3~5년이란 장기간 동안 1~4주 간격으로 맞아야하며 치료효과 역시 병원마다 다르는등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치료후에도 영구면역을 얻는 것은 아니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주사로 인한 쇼크를 일으키기도 하는등 단점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면역요법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과민한 코점막을 얇게 태워없애는 레이저소작술도 한때 기대를 모았으나 일시적 효과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알레르기 비염환자들에겐 어떤 충고가 가능할까. 현재까지 의사처방 아래 적절한 약물치료로 그때그때 증상을 가라앉혀가며 사는 것이 최선이다. 어차피 속시원하게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불필요한 노력보다 질병에 맞춰 달래가며 사는 지혜를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관운동성 비염도 마찬가지다. 혈관운동성 비염이란 자율신경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비염으로 알레르기성 비염과 유사한 증상을 지닌다. 알레르기성 비염처럼 원인이 되는 항원이 없는 점이 다르다. 이 경우에도 특효약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 찬 공기나 자극적인 연기,증기,과도한 기온이나 습도,임신,피임제 복용등이 혈관운동성 비염의 촉발인자이므로 이들을 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 밖에도 교감신경제.국소혈관수축제.항콜린제등 자율신경 작용에 직접 관여하는 약물복용도 혈관운동성 비염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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