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요통(양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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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이며 또한 가장 흔한 질병 중의 하나이다. 통계학적으로 정형외과 외래에 방문하는 환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인류의 약 80%가 일생에 한번쯤은 요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45세 이하의 연령군에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써 환자 자신뿐만이 아니라 가정, 사회적으로 많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므로 요통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청소년기는 뼈와 근육이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로, 이 시기에 요통을 적절히 치료하지 못할 경우 일생동안 요통이라는 병마와 싸워야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요통은 주로 "허리가 아프다"라는 말로 표현되는데, 대부분은 척추질환이나 척추의 기능 이상에 의해 발생하지만 소화기, 생식기 계통의 질병, 혈관이 질병, 신경의 질병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신경증이 요통으로 표출되거나 보상심리에서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리 많지 않으며, 대부분이 척추뼈와 그 주변의 연부조직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것이 85%이상이다.

척추의 구조 중 요추부의 뼈는 5개이며 뼈와 뼈사이는 추간판(일명 디스크)이라는 것에 의해 연결되어 약간씩 움직이는 관절을 이루며, 척추체의 뒤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관이 있고, 좌우로는 각각의 다리로 가는 신경이 빠져나오는 추간공이라는 구멍이 있다.

청소년기의 요통의 원인중 가장 흔한 것은 자세의 잘못에서 오는 일시적인 통증인데, 특히 고3 학생과 같이 입시생인 경우 장시간동안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척추주변의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요통을 발생시킨다.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염좌인데 이는 우리가 흔히 "삐었다"라고 표현되는 것으로 허리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들이 무리가 오면서 비정상적으로 긴장을 하든지, 어느 한쪽의 근육근이 약해지면서 요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척추뼈나 디스크에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흔히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급성은 무거운 것을 들다가 삐끗했다든지, 자동차를 타고 가타 추돌사고를 당한다든지 등의 특별한 외상의 원인 후에 갑자기 몹시 허리가 아파서 꼼짝을 못하는 경우이고, 만성인 경우는 급성기 치료가 완전치 못했든지, 습관적으로 좋지 않는 자세에 오는 경우로 심하게 아프지는 않지만 잦은 요통으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된다.

증상으로 급성의 경우는 요추부에 통증이 심하여 거의 꼼짝을 못하는경우도 있으나 하지는 신경학적 검사나 방사선학적 검사에서는 정상이다. 치료는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참상안정과 더운 물 찜질과 함께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의 복용으로 통증은 급격히 사라지며 일반적으로 3주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만성의 경우는 복부근육과 등근육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척추제에 무리가 적게 오는데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척추에 부담이 늘고 지속적으로 요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는 정확한 자세유지와 지속적인 허리근육 보강운동으로 치료가 집중된다.

세번째 원인으로 추간판 탈충증은 일반인들에게 디스크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은 디스크는 척추 구조물의 이름이며 디스크의 구조물 중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근을 압박하게 되어 요통과 함께 다리로 통증이 뻗치는 하지 방사통이 생기게 되는 질환으로 ´디스크 탈충증´ 또는 ´수핵 탈출증´이 좀 더 정확한 말이다. 또한 ´좌골 신경통´이라고도 흔히 이야기되는데, 이는 요추부의 신경이 허리에서 나와 서로 합쳐져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신경인 좌골신경이 되고 이 좌골 신경은 하지로 가는 신경으로 이 신경에 생기는 통증이라는 데서 유래된 듯하다.

인간이 동물과의 가장 큰 차이는 직립보행이 가능한 점인데, 실은 직립보행이 허리에는 치명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로 인해 추간판은 약 25세가 되면 성숙이 완료되고 인체이 구조물 중 가장 빨리 노화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추간판의 퇴행성변화가 요통을 일으키게 되며 조그만 외상이나 불안한 자세에서 충격을 받게 되면 추간판의 수핵이 추간판 주변의 약해진 틈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 빠져 나온 수핵이 옆에 있는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다리로 통증이 뻗치게 된다. 수핵이 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다리의 통증뿐만이 아니라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이 마비될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대소변 기능이 마비되는 수도 있다.

대부분 안정과 물리치료, 약물요법으로써 증상이 완화되나 일부 통증이 아주 심하다든지, 신경이 마비가 된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수술 방법이 개발되어 과거의 고지식적인 수핵제거술을 대신하여 몇몇 의사에 의해 사용되기도 하나 각각의 방법에 대한 적응증이 다르므로 최근의 방법이 무조건 좋다라는 주장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터졌으면 피부를 째고 수핵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고, 심하게 터져 나오지 않았으나 하지 방사통이 있는 경우에는 간접적인 감압지료를 받을 수 있으나, 아무리 심한 디스크라 하더라도 신경마비가 없으면 80%이상이 수술치료 없이도 증상이 좋아지므로 치료의 선택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또한 정확한 병변을 모르고 시행하는 척추부 마사지나 추나요법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요통은 정확한 진단과 함께 아주 정성스런 치료가 진행될 경우에는 90%이상 완치될 수 있다. 그중 일부가 수술 치료를 받게 되는데 최근의 진단기술의 발달, 수술 수기의 발달 등으로 80%이상에서 양호한 결과를 얻는다.

모든 질병에서 마찬가지지만 요통에서는 특히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요통의 예방으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 중에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가능한 피하고 특히 장시간동안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절대 피해야 하며, 순간적으로 허리의 근육이 긴장해야하는 동작을 피하고, 척추에 부담이 줄어들도록 지속적인 근육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은 증상이 심할 경우 단시간은 도움이 되나 6주이상의 필요없는 보조기 사용은 절대 삼가해야 한다.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김기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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