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트 상추·양배추 어쩐지 싱싱하더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롯데마트가 올해 안에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매입 체제를 구축한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가 올해 안에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매입 체제를 구축한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가 올해 안에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거래 체제를 구축한다. 대형마트가 가까운 지역의 농민에게서 직접 채소를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매장 50㎞ 안에서 재배한 채소를 생산자가 24시간 안에 수확·포장·배송하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반경 50㎞ 농가 직거래 #140종 채소 값싸고 당일 팔아 신선 #매출 6년새 3억→100억 급성장

통상 농민이 재배한 채소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농민은 도매상에게 채소를 넘긴다. 이 채소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여기서 채소를 사들인 소매상이나 유통업체가 매장에 채소를 진열한다. 그러면 소비자가 매장을 찾아 채소를 고른다. 이렇게 농산물이 유통 단계를 거칠 때마다 수수료가 붙는다.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 채소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직거래가 이뤄지면 유통경로가 농민→대형마트→소비자로 단순해진다. 중간 마진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10~20% 저렴한 가격에 채소를 살 수 있다고 마트 측은 설명한다. 유통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면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신선한 채소를 전달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산지에서 24시간 안에 배달한 채소를 입고 당일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채소 직매입 매장수·매출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롯데마트 채소 직매입 매장수·매출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포장지에는 채소를 생산한 농민의 정보가 있다. 예컨대 소비자가 롯데마트 신갈점(경기도 용인)에서 상추를 사면 용인에서 상추를 재배한 농민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농민이 상추를 수확한 시점과 포장·배송한 기간, 농민의 주소·연락처도 알 수 있다. 봉원규 롯데마트 로컬채소팀 수석은 “소비자가 생산자 정보를 직접 파악할 수 있게 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생산자 사진을 부착하는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소 생산자 입장에서 직거래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산물의 공급은 태풍이나 이상기온 같은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다. 농산물 생산량이 갑자기 줄거나 늘면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계절별 채소 소비량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형마트는 상대적으로 수요 예측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생산자 입장에선 수요를 예측하고 적합한 재배 면적을 확보해 계획적으로 영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용인에서 청경채를 생산하는 김영배씨는 “도매시장에 납품할 때는 매일 가격 변동이 심했다. 2015년 대형마트 납품을 계기로 계획적으로 재배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4년 채소 직거래를 시작한 롯데마트는 현재 115개 점포에서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국 124개 점포로 확대한다. 직거래 품목과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2014년 3억원이었던 채소 직거래 연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롯데마트가 직거래하는 채소는 잎채소·열매채소·뿌리채소 등 140여 종이다. 매장별 직거래 채소 종류는 차이가 있다. 점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재배하는 채소만 직거래 대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충남 예산에선 쪽파를, 충남 금산에선 추부깻잎을 직거래하는 식이다. 전북 군산에선 신품종을 보급하기 위해 꼬마 양배추를 직거래하기도 한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부사장)는 “지역의 우수 농민이 생산한 신선식품을 지속해서 발굴할 것”이라며 “신선식품 분야에서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적인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