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속도 독감만큼 빨라…6월 종식설, 증거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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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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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관련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 환경과 확산 속도·감염 증상 등에 대한 연구들이다.

14일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팀 소속 쩡광(曾光) 중국질병예방센터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쩡 교수는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기온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과거 호흡기 감염병이 온도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코로나19가 신종 코로나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쩡 교수의 주장은 코로나19가 기온이 오르는 6월 진정될 것이라는 ‘6월 종식설’을 반박하는 것이다. 지난 12일 감염증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세계 각국이 노력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6월께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 원사는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에 비춰볼 때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6월쯤 종료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전 세계 모두가 이번 사태를 중요하게 여기고 국제적 상호 교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쩡 교수도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쩡 교수는 “코로나19가 이미 세계적인 문제가 돼 나라마다 코로나19를 다르게 대하고 있다”며“중국의 방식이 성공했지만 전 세계가 중국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가 언제 종식 시점을 예측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확진자 중 10%이상은 무증상 감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증상과 확산 속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UT 오스틴) 연구진은 중국 93개 도시의 감염 사례 450여 건을 분석한 결과 확진자 가운데 10% 이상이 무증상 감염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러스의 ‘연속 감염 기간(serial interval)’도 ‘평균 4일’에 불과하다고 했다. 연속 감염 기간은 감염자가 증상을 보인 시점부터 2차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까지 걸린 시간을 말한다. 감염병의 전파 속도를 판단하는 잣대로 이 기간이 짧을수록 전파 속도가 빠르다고 해석한다.

연구진은 코로나 19의 연속 감염 기간이 ‘평균 4일’이라는 건 “계절 독감(인플루엔자)만큼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UT 오스틴의 로렌 안셀 마이어스 통합 생물학 교수는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독감 바이러스만큼 빠르다는 건 방역 당국이 더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저널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3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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