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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첫 확진 20일 만에…이탈리아 사망자 1000명 돌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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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호 02면

지난 12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신부가 텅빈 콜로세움 앞길을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2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신부가 텅빈 콜로세움 앞길을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을 비롯해 중동과 남미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각국은 비상사태 선포, 국경 통제, 공공시설 폐쇄 등 강경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럽·중동·중남미로 급속 확산 #국경 통제, 휴교령 등 안간힘 #필리핀, 1200만 명 마닐라 봉쇄

특히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창궐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6시 현재 확진자가 1만5113명을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2500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89명이 늘어 1016명에 달했다. 첫 확진자 발생 후 20일 만이다.

스페인에서도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는 등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각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약국과 주유소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2주간 금지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덴마크·노르웨이·루마니아 등은 휴교령을 내렸다.

국경 통제라는 초강수를 내놓은 나라도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자유로운 국경 이동을 보장하는 셍겐 조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극약 처방’이다. 스위스는 이탈리아와 접한 소규모 국경 검문소 9곳을 폐쇄하고 큰 도로를 통한 입국만 허용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발 외국인 전원의 입국을 제한했고, 체코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을 차단했다. 폴란드는 독일과 체코 국경에서,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 국경에서 각각 건강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유럽의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축구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선수들이 잇따라 감염돼 시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는 13일 칼럼 허드슨-오도이가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의 하노버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 대륙을 넘어 중동에서도 코로나19의 기세가 거세다. 역내에서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란의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기세는 이웃 중동국가들에도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의 확진자는 13일 하루 동안 13명이 늘어 80명이 됐다.

이에 중동 각국은 이슬람권에서 가장 중시하는 금요 대예배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 쿠웨이트의 경우 12일부터 28일까지를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민관 모두 강제 휴무에 들어갔다.

인구 13억 명의 인도에서도 13일 첫 사망자가 발생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했던 76세 남성이다. 현재까지 인도에서의 확진자는 74명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 참석한 말레이시아인 9명과 브루나이인 1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필리핀 정부는 인구 1200만 명이 거주하는 수도 마닐라를 15일부터 30일간 봉쇄키로 했다. 사망자가 5명으로 늘고 누적 확진자도 52명으로 급증하자 나온 조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반인의 마닐라 출입을 금지하고 모든 외국인의 진입도 막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칠레 등 중남미 16개국에서도 260여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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