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김정화ㆍ유성엽ㆍ박주현 공동대표)은 창당 17일째인 12일까지 ‘한지붕 세가족’이다. 총선 D-34일이지만 선대위도 구성 못 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호남 승부에 당의 존립이 달렸다. 그러나 3계파(바른미래당계ㆍ민주평화당계ㆍ대안신당계)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3각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선관위 등록 대표(바른미래당 출신 김정화)ㆍ당명(민생당)ㆍ상징색(녹색) 등이 나오기까지도 적잖은 산통을 거쳤다. 바른미래당 측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3당 합당 협상을 이끈 박주선 의원(광주 동-남을ㆍ4선)은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내부 이견으로 당이 표류해선 안 된다”며 “모두가 계파이익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기울면서 당내 이견이 발생했다.
- “나는 반대다. 다당제와 협치로 가겠다고 만든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가 무너진다. 민심을 왜곡해 사실상 양당제로 돌아가려는 꼼수에 동참해선 안 된다. 제3지대에서 이념과 극단의 정치를 배격하고 중도ㆍ민생ㆍ실용ㆍ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뭉쳐 놓고, 다시 진보진영의 한 부류로 흡수되면 중도 표심에 호소할 길이 없다.”
- 박주현 의원(평화계)은 ‘민주당 빼고’ 중도ㆍ실용 노선의 군소정당과의 비례연합을 말한다.
- “그것도 선거법을 의도적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선거법이 군소정당 난립을 막기 위해 정당 득표율이 3%가 안 되면 의석을 배정하지 않게 돼 있다. 독자적으로는 1석도 얻을 수 없는 정당들이 편법적 연합으로 의석을 얻으려는 시도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 의사 결정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민생당이다.
- “당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정리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어떤 형태로든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안 된다는 쪽으로 결론 날 것이라고 본다.”
- 합당 이후 오히려 바른미래당 시절보다 지지율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오는데.
-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오늘 처음 5·18 묘역 합동 참배를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 불안이 극에 달하고 민생경제가 파탄 직전인데 선거를 위한 활동에 치중할 순 없다. 남은 기간도 추경 편성과 소상공인 지원대책 마련이 우선이다.”
- 호남 출신 ‘이낙연 대망론’ 때문에 민생당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있다.
- “민주당에 표를 줘야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그래야 이낙연 전 총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보는 분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모든 영역에서 국정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데 이번에 회초리를 들지 않으면 권력은 다시 국정농단 세력에게 넘어갈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호남발전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 민주당의 호남 공천은 어떻게 평가하나.
- “안하무인 오만의 결과다. 아무나 심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후보 개개인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마구 공천했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능력과 경륜을 갖춘 민생당 인물론이 힘을 받을 거라고 기대한다.”
- 수도권 선거는 더 어려워 보이는데.
- “중도ㆍ실용ㆍ민생ㆍ통합을 추구하는 민생당이 지독히 양극화된 이념 정치에 지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논리적 당위성은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현역의원이 하나도 없는 등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재영입이 활기를 띠고 있어 상황이 차차 나아질 거라고 본다.”
최근 민생당에선 평당원으로 내려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설이 또 하나의 당내 갈등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 출마희망자들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의 종로 출마를 촉구하자 호남 의원과 지지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천정배(광주 서을ㆍ6선) 의원은 3명의 공동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손 대표의 종로 출마는 범민주개혁세력의 중심인물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를 위태롭게 해 수구 적폐세력과 그 대권 주자를 돕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해 박 의원은 “솔직히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는 선거 전략상 호남 선거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민생당에겐 수도권 전체가 험지인데 (손 전 대표가) 종로는 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