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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3당 통합 이끈 박주선 “민주당 넣든 빼든, 비례연합 반대”

중앙일보

입력

민생당(김정화ㆍ유성엽ㆍ박주현 공동대표)은 창당 17일째인 12일까지 ‘한지붕 세가족’이다. 총선 D-34일이지만 선대위도 구성 못 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호남 승부에 당의 존립이 달렸다. 그러나 3계파(바른미래당계ㆍ민주평화당계ㆍ대안신당계)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3각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선관위 등록 대표(바른미래당 출신 김정화)ㆍ당명(민생당)ㆍ상징색(녹색) 등이 나오기까지도 적잖은 산통을 거쳤다. 바른미래당 측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3당 합당 협상을 이끈 박주선 의원(광주 동-남을ㆍ4선)은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내부 이견으로 당이 표류해선 안 된다”며 “모두가 계파이익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왼쪽 둘째)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오는 24일 합당해 법적 절차를 마무리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왼쪽 둘째)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오는 24일 합당해 법적 절차를 마무리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기울면서 당내 이견이 발생했다.
“나는 반대다. 다당제와 협치로 가겠다고 만든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가 무너진다. 민심을 왜곡해 사실상 양당제로 돌아가려는 꼼수에 동참해선 안 된다. 제3지대에서 이념과 극단의 정치를 배격하고 중도ㆍ민생ㆍ실용ㆍ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뭉쳐 놓고, 다시 진보진영의 한 부류로 흡수되면 중도 표심에 호소할 길이 없다.”
박주현 의원(평화계)은 ‘민주당 빼고’ 중도ㆍ실용 노선의 군소정당과의 비례연합을 말한다.
“그것도 선거법을 의도적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선거법이 군소정당 난립을 막기 위해 정당 득표율이 3%가 안 되면 의석을 배정하지 않게 돼 있다. 독자적으로는 1석도 얻을 수 없는 정당들이 편법적 연합으로 의석을 얻으려는 시도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의사 결정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민생당이다.
“당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정리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어떤 형태로든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안 된다는 쪽으로 결론 날 것이라고 본다.”  
합당 이후 오히려 바른미래당 시절보다 지지율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오는데.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오늘 처음 5·18 묘역 합동 참배를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 불안이 극에 달하고 민생경제가 파탄 직전인데 선거를 위한 활동에 치중할 순 없다. 남은 기간도 추경 편성과 소상공인 지원대책 마련이 우선이다.”
호남 출신 ‘이낙연 대망론’ 때문에 민생당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에 표를 줘야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그래야 이낙연 전 총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보는 분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모든 영역에서 국정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데 이번에 회초리를 들지 않으면 권력은 다시 국정농단 세력에게 넘어갈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호남발전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의 호남 공천은 어떻게 평가하나.
“안하무인 오만의 결과다. 아무나 심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후보 개개인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마구 공천했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능력과 경륜을 갖춘 민생당 인물론이 힘을 받을 거라고 기대한다.”  
수도권 선거는 더 어려워 보이는데.
“중도ㆍ실용ㆍ민생ㆍ통합을 추구하는 민생당이 지독히 양극화된 이념 정치에 지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논리적 당위성은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현역의원이 하나도 없는 등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재영입이 활기를 띠고 있어 상황이 차차 나아질 거라고 본다.”
천정배 의원은 11일 민생당 지도부에 이낙연 전 총리 당선을 위해 손학규 전 대표의 종로 출마를 만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의원은 11일 민생당 지도부에 이낙연 전 총리 당선을 위해 손학규 전 대표의 종로 출마를 만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민생당에선 평당원으로 내려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설이 또 하나의 당내 갈등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 출마희망자들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의 종로 출마를 촉구하자 호남 의원과 지지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천정배(광주 서을ㆍ6선) 의원은 3명의 공동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손 대표의 종로 출마는 범민주개혁세력의 중심인물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를 위태롭게 해 수구 적폐세력과 그 대권 주자를 돕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해 박 의원은 “솔직히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는 선거 전략상 호남 선거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민생당에겐 수도권 전체가 험지인데 (손 전 대표가) 종로는 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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