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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데이터]실리콘밸리도 재택근무…애플 울고, 줌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한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ZOOM). 사진은 중국 이민자 출신인 줌 창업자 에릭 위안. [로이터=연합뉴스]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한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ZOOM). 사진은 중국 이민자 출신인 줌 창업자 에릭 위안.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전세계 증시가 동시에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6% 하락했다. 과도한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서킷 브레이커(15분간 거래 중단)’가 작동했다. 미국 전체 주식시장 거래가 일시 중단된 건 1997년 이후 23년 만이다. 나스닥지수도 이날 7.29% 떨어졌다.
대부분 기업 주가가 떨어진 월요일, 조용히 웃은 기업이 있다.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줌·ZOOM)' 얘기다.

① 코로나19 이후 기업가치 70% 뛰었다

1월 이후 70% 가까이 오른‘줌’주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월 이후 70% 가까이 오른‘줌’주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9일 줌의 주가는 6일 종가 대비 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줌은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1월 2일 기준으로 65.23%, 1월 최저점에 비하면 69%(67.28 → 113.75달러) 올랐다. 이 기간 나스닥지수는 13% 하락했다.

②델타항공·우버 등 8만여 기업이 쓴다

-중국계 미국인인 에릭 위안이 2011년 설립했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 2017년에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약 19조원). 9일 현재 줌의 시가총액은 314억 4400만 달러(약 37조원)에 달한다.
-줌을 쓰는 고객 명단은 화려하다. 델타항공, 존슨앤존슨, 우버, VM웨어 등 전세계 8만 1900개 기업(직원 10명 이상)이다. 1년 만에 61% 늘었다.
-매출도 성장세, 지난해 매출 6억 2270만 달러로, 전년(3억 3050만 달러) 대비 88% 증가했다.

③ 코로나19로 급부상한 '줌'

그래픽 = 김원 기자

그래픽 = 김원 기자

-지난 1월부터 중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줌의 사용량도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직원들에게 원격으로 지시해야할 상황에 처한 미국 기업들(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포드 등)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미국 CNBC 2월 3일 보도)
-줌은 최대 100명이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말하는 사람의 얼굴에 초점을 잡아주는 등 업무용 회의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워크 프롬 홈(Work from home), 즉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어 줌 돌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재택근무 문화가 정착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줌의 기업가치도 뛰고 있다.
-이에 대해 에릭 위안 CEO는 "실제로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긴 이르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 방향(원격근무)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7일 인터뷰)

2019년 4월 나스닥에 상장한 줌.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줌의 사용자도 늘어났다. 줌은 미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서도 1월 이후 기업가치가 70% 가까이 뛰었다. [AP=연합뉴스]

2019년 4월 나스닥에 상장한 줌.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줌의 사용자도 늘어났다. 줌은 미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서도 1월 이후 기업가치가 70% 가까이 뛰었다. [AP=연합뉴스]

④ 미국 5대 IT기업 시총 386조원 증발

-줌과 달리, IT 거물 기업들은 울상이다.
-9일 기준 애플(-7.91%), 마이크로소프트(-6.78%), 아마존(-5.29%), 구글(알파벳·-6.17%), 페이스북(-6.4%) 등 5대 IT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9일 하루새 3216억 달러(약 386조원) 증발했다.
-미국에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 이후 대부분 종목 하락세다. 9일 S&P 500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건 9개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서비스 이용률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 넷플릭스(9일 -6.09%), 탈에듀케이션그룹(-3.22%) 등의 주가도 9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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