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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방사포 쏜 날 美, 정찰기 또 띄웠다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쏜 지난 9일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를 띄워 대북 감시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최근 잇따른 무력시위에 미측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대북 경고 메시지까지 던졌다는 의미다.

9일 북한이 신형 방사포 3발 등을 발사한 이후 강원도 상공을 비행한 미 육군 정찰기 RC-12P 휴론.

9일 북한이 신형 방사포 3발 등을 발사한 이후 강원도 상공을 비행한 미 육군 정찰기 RC-12P 휴론.

10일 민·군용 항공기의 비행을 추적하는 시브밀에어(CivMilAir)에 따르면 미 육군 정찰기 RC-12P는 전날(9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떠 강원도 상공을 비행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36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 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3발 등을 발사한 뒤였다.

이는 북한의 후속 조치를 파악하기 위한 정찰 비행으로 해석된다. RC-12P는 통신·신호 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함으로써 전장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에 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주한미군 정보부대가 보유한 주요 정찰기로, 대북 제재가 강화될 때 해상에서 불법 선박 간 감청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사한 만큼 미 정찰기의 등장도 앞으로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군대에서 포병훈련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 포병훈련의 질을 높이고 실전화 하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포병 부대의 방사포 시험 등 저강도 도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전후로 정찰기들을 한반도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도발 예고 국면에서도 E-8C 조인트스타스(JSTARS), RQ-4(글로벌호크), RC-135S(코브라볼), RC-135W(리벳 조인트) 등 핵심 정찰기들이 수시로 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정찰기의 위치발신기를 켜고 공개 활동을 하는 데는 대북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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