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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명 다닥다닥 앉은 구로 콜센터 "마스크 안 쓰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출입문에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건물을 일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출입문에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건물을 일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마스크를 끼고 일하는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4명에 이르는 가운데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해당 콜센터를 잘 아는 A씨는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직원들이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꼈는지는 모르겠는데 회사의 지침이 없었는지 일할 때 마스크 낀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손영래 홍보관리반장은 "콜센터의 특성상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리아빌딩 11층에 위치한 이 콜센터에는 207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한쪽엔 콜센터 직원이, 다른 한쪽엔 일반 사무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나뉘어 근무하는데 양쪽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일반 업무를 보는 분 중에서도 콜센터 직원들과 식사했던 분들이 감염된 것 같다. 아무래도 상담하시는 분들은 급여가 많지 않아 보통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점심시간에 함께 나눠 먹고는 한다. 최근 콜센터 직원분들과 점심에 밥을 함께 드셨던 분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또 “콜센터는 말로 하는 업무라 기본적인 칸막이는 돼 있지만, 칸막이 사이는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게다가 최근 확진자를 포함해 회식도 한 것으로 알고 있어 더 우려된다”고 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라는 업체로 에이스손해보험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메타넷엠플랫폼 관계자는 “회사에서 지난주에 8000여명 정도 되는 직원에게 인당 5매씩 마스크를 지급해 사용을 권고했다”면서 “콜센터 특성상 사람이 모여있기 때문에 더 엄격한 위생수칙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본사인 에이스손해보험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본사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비상근무 체제를 하는 장소로 이 콜센터를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에이스손해보험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비상 체계 매뉴얼 옵션이 여러 개 있었는데 그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면서 “다만 구로 지점이 거점은 아니고 강남 등 몇 개의 큰 지점에 나누어 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 계획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콜센터 직원 중 확진자는 10일 60명을 넘었다. 지난 9일 이 콜센터 직원 56세 여성이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207명 중 100명 넘는 직원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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