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사실상 협의이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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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영화배우인 남편 백종학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한 방송인 허수경이 31일 휴가에서 돌아와 SBS 라디오 '허수경의 가요풍경' 생방송을 진행한 뒤,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이혼을 앞둔 심경을 밝혔다.

우울하고 슬픔에 빠져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허수경은, 명상과 비즈 공예 등 취미생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까지 지난 2년여의 별거와 이혼소송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려줬다.

"마음 정리 위해 최근 이사.. 휴가는 때마침 시기 맞은 것" 한 여성월간지의 '이혼소송' 보도와 일치하는 시점인 지난 24일부터 1주일간 방송사에 휴가를 신청하고 연락이 끊겼던 허수경은 "미리 잡혀있던 휴가였고, 마침 그 시기가 맞은 것"이라며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려 했다는 주변의 의혹을 불식했다.

허수경은 "비즈 공예를 하는데 구슬이나 사러 다닐까 해서 휴가를 냈다. 그런데 마침 시기가 겹쳤다"며 "최근 이사를 해서 집정리를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마지막 휴가 3일간 괌에 다녀왔다"고 1주일간의 휴가 일정을 밝혔다.

이어 "제주도에 집이 있고, 방송사 근처로 이사를 했다. 일을 그만둘까도 하다가 함께 일하는 분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라고 해서 천직으로 평생 일해볼 결심으로 방송사 근처로 이사를 했다. 비즈 공예 작업하는 작업실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결혼생활을 꾸려왔던 허수경은 "분당에서 오래 살았고 결혼과 별거도 했다. 혼자 지내기에는 공간도 넓고, 정리와 새로운 시작에는 이사가 적당할 것 같았다"고 이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혼 이유는, 남편이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허수경은 지난 4일 법원에 남편 백종학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1997년 첫번째 결혼을 이혼으로 마감한 뒤 2000년 현재의 남편과 새로운 가정을 꾸렸지만, 최근 2년간 별거 상태로 지내오다 드디어 이혼에 이르게 된 것.

허수경은 "8월말쯤 판결이 나올 건데, 사실상 협의이혼이고 별다르게 진행될 내용은 없다. 단지 (가정)법원에 두 번 다시 직접 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리인을 통해 처리하고 싶어 소송을 소송을 한 것"이라며 "상대방(남편)도 동의했고, 사실상 협의이혼이다. 변호사 비용도 남편이 대기로 했다"고 이혼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남편 백종학이 프러포즈를 했을 때 대답이자 조건으로 "이혼은 없다"라고 답했다는 허수경은, 남편의 요구로 앞서 재산분할을 끝낸 상태이며 위자료 역시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허수경은 '이혼사유'에 대해 "남편이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라고 답하며, "부부관계, 안해 본 것이 아니어서 각자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안다. 마음자세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결혼은 유지될 수 있지만, (남편의 마음이)그게 아니더라. 그래서 산뜻하게 보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 여성과 동거설.. 사실확인 했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 남편 백종학과 2년간 별거를 한 이유에 대해서 허수경은 "남편이 자유를 원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남편 백종학이 한 여성과 동거중이라는 소문 등에 대해서는 "두 번째 이혼이라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을 만큼 받아넘겼다. 남편은 첫번째라 방황할 수 있다 생각해 시간을 줬지만 그게 아니더라"고 말했다.

허수경은 "최근에 (동거 소문을)알았다. 본인에게 상황을 확인했지만, 형태상 내가 피해자로 비춰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결혼은) 같이 만든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이혼에 이르게 된 본질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이어 "두 번의 이혼에 충격은 크지만, 살면서 내가 놀랄 만큼 마음 정리가 잘 되어있더라. 너무너무 홀가분하다"며 "동아줄이 끊어지고 차라리 땅에 발을 디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더 잘됐구나 싶다. 안되는 걸 억지로 붙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인정하는 거다. 남편도 묶여있다가 풀어지는 느낌이어서 좋을 것이다. 좀더 편하게 해줄 걸 미안하다"며 심경을 전했다.

"2년간 별거.. 두 번 이혼 충격이지만 이젠 홀가분해 허수경은 지난 2년의 별거기간에 대해 "내가 설득하고 남편은 방황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재산, 공간, 삶에 대해 서로에 대해 터치하지 않기로 했다는 허수경은 "상대방이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이혼이 두려워 더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허수경은 "그 전에 여러 가지 산을 넘고 물을 건너면서 겪은 것이 있어서인지 빨리 긍정적인 마인드로 밝게 생각했다"며 "제주도에서 감귤농장을 시작해 1년 농사를 지어 팔아보기도 했고, 비즈 공예와 명상으로 굉장히 치유가 잘됐다"며 상처를 극복한 과정도 설명했다.

"진짜 2살을 먹었다"며 지난 2년의 시간을 함축해 표현한 허수경은 "내 인생에서 잘 먹은 나이만 합치면 12살쯤이다. 2년간 헛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생방송 중 팬들 격려 메시지.. 힘 나고 기쁘다" 이날 1주일만에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한 허수경은 '이혼소송' 소식을 접한 팬들과 청취자들의 격려 메시지를 받으며 위안을 힘을 얻었다.

허수경은 "휴가 끝나고 첫 방송인데 힘내라는 메시지가 많이 왔다. 담당 PD가 그동안 온 메시지를 모아서 줬는데 힘이 나고 기뻤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첫번째 이혼을 통해 견디기 힘들만큼 오해와 마음의 병을 얻었다는 허수경은 두 번째 이혼에서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깨달았다고 말한다. 두 번째 이혼,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이 극에 달했을 때는 명상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상황을 정리한 허수경은 "(첫번째 이혼 당시)성공했던 시기, 성공 때문에 많은 걸 잃어야 했는데 성공을 위해 '버렸다'고 표현되더라. 두 번째는 오히려 강박관념이 돼서 바람직하지 못하게 간 것이 아닌가 싶다"며 "남편은 결혼이란 틀에 맞는 삶을 원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냥 '렛 잇 비'(Let it Be) 할 것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자연이 인생에 대한 답을 주더라. 손이 가는 만큼 답을 주지만 태풍, 폭설 등을 겪으면 속수무책이다. 인생 또한 그런 거다.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은 '자만하지 말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지난 2년간 얻은 교훈도 함께 전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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