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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할당량 못하면 엎드려뻗쳐···신천지 키운 '전도 특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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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대처럼 온종일 전도를 하는 거죠. 정신을 무장한단 취지로 체력단련 훈련도 해요.”

신천지 부산 야고보 지파에 약 7년간 있었던 탈퇴자의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신천지 교회는 질병관리본부에 교인 명단을 제출했다. 5일까지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 명단은 국내 21만2324명, 해외 3만3281명에 이른다. 여기에 교육생(6만5127명)까지 합치면 31만명이다.

온종일 전도하는 '전도특전대' 운영 #30만원 활동비, 교회 주변서 합숙도 #전도목표량 달성 못하면 체벌 받기도

신천지를 탈퇴한 이들은 신천지교회의 폭발적인 성장 비결로 적극적인 전도를 꼽는다. 신천지 교회에 몸담았던 이들에게 신천지교회의 '전도 특전대'에 대해 들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전도, 합숙도해"

신천지 교회 예배 모습. [중앙포토]

신천지 교회 예배 모습. [중앙포토]

전도특전대는 '종일 전도'를 하는 조직이다. 교인들은 '전특'이라고도 부른다. '전특'에 속한 교인은 1~3개월 정도 오전 6시부터 오후 11~12시까지 전도에 전념한다.

6년간 신천지교회를 다녔던 A씨는 "부산교회는 교인이 8000명이 넘다 보니 전특만 10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A씨는 "전일자는 한달 약 30만원 정도 활동비를 받는데, 대중교통이 끊기는 시간에 전도가 끝나다 보니 교회에서 약 10분 거리에 숙소를 마련해 10명씩 합숙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교인이라고 아무나 전특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전특 교관'을 했던 B씨는 "자발적으로 지원해 들어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구역장 추천을 받아 들어간다. 주로 외모가 깔끔한 사람들이 전특을 한다"고 밝혔다.

"합자·비합자 나누고 노인은 전도안해"

전도 대상자에 대한 기준도 있다. '전도하기에 합당한 자'를 뜻하는 '합자', 그렇지 않은 '비합자'로 나눈다고 한다. B씨는 "이성 친구가 있는 청년은 월·화·목·금 일주일에 네 번, 한 번에 세 시간씩 진행되는 성경공부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보고 전도대상에선 후순위"라고 설명했다.

구역장을 했던 C씨는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젊은 층을 위주로 전도하고, (생업·가사 때문에) 예배드리는 것만 가능한 노인은 주요 전도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우울증이 있는 사람, 다단계를 하는 사람도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전도 못 하면 엎드려뻗쳐, 손들고 무릎 꿇기"

신천지 공지방 캡쳐. 지각 및 결석을 하는 사람은 '합숙'을 한다고 적혀있다. [신천지 전교인 A씨 제공]

신천지 공지방 캡쳐. 지각 및 결석을 하는 사람은 '합숙'을 한다고 적혀있다. [신천지 전교인 A씨 제공]

이들에게 주어진 '전도 할당량'은 '하루에 한 명 이상 전화번호를 받아오기'라고 했다. A씨는 "전도대상자와 접촉하는 건 ‘찾기’, 전화번호 등을 받는 건 '따기'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할당량을 못 채우면 벌칙을 받기도 한다. 전도특공대에서 활동했던 D씨는 "전특이 아니더라도 지파장이 '열매 맺지 못한 자'(전도하지 못한 교인)는 언제, 어디로 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그런 문자를 받고 가면 지파장이 직접 3~4시간 동안 엎드려뻗쳐, 무릎 꿇고 손들기 등 '신체 훈련'을 시킨다"고 말했다.

B씨는 "학교운동장 등을 빌려서 운동장 돌기나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키기도 한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이 훈련엔 구역장 이상 직책을 가진 사명자만 참석하는데,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이라 '하나님 앞에서 한 약속'을 못 지켰다고 생각해 불만은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인 14만 4000명 채워지면 '그날'이 온다"

지난 2018년 신천지예수교회의 '창립 34주년 기념예배' 모습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지난 2018년 신천지예수교회의 '창립 34주년 기념예배' 모습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교회의 적극적인 전도 노력에 대해 D씨는 "종말론적 세계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인 14만 4000명이 채워지면, 종말이 찾아온다고 해 전도에 유독 열정적"이라고 설명했다.

D씨는 "전체 교인은 이미 14만 4000명이 넘었지만 12지파 중 지파별로 1만 2000명이 넘어야 하는데, 강원·전남 등 일부 지파는 아직 이를 넘지 않아 '그 날'(종말)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천지 교인들은 전도 과정에서 교인임을 드러내길 꺼린다. 이에 대해 C씨는 "신천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에선 교인임을 감추고 접근하는 전도 기법 등을 '모략'이라고 부른다. C씨는 '모략'에 대해 "예수님도 세상에서 핍박을 받았던 것처럼 교인들도 핍박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 불가피하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의 증언에 대한 신천지 교회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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