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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확진자 절반이 20·30대…원인은 '신천지 집단감염'

중앙일보

입력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지자체의 조사 결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상당수가 20·30대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로 좁히면 청년층이 확진자 중 절반가량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대구의 확진자 중 청년층의 비율이 높은 건 대구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을 중심으로 발생했기 때문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대구 확진자 절반이 20·30대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5328명 중 20·30대 청년이 41.4%에 이른다. 중대본은 지역별로 확진자의 연령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확진자의 기저질환 등을 분석한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살펴보면 추정이 가능하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건강보험공단이 확인한 대구 지역의 확진자 2390명 중 20대와 30의 비율이 각각 36.1%, 13.9%에 이른다. 대구 확진자의 절반(50%)이 20·30대 청년층이란 이야기다.

이날 중대본이 발표한 공식통계에서 대구 확진자는 모두 4006명(전국 확진자의 75.2%)이다. 중대본은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2583명(64.5%)의 환자를 ‘신천지 교회 관련’으로 분류하고 있다.

4일 오후 광주광역시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도착한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빠른 걸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4일 오후 광주광역시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도착한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빠른 걸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청년층 많은 신천지 대구교회 

대구 확진자 중 20·30대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점은 대구에서 진행된 코로나19의 확산이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한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는 지난달 코로나19의 확산 시기에 예배가 열렸다. 탈퇴한 교인 등에 따르면 신천지 교회의 예배 시간은 2시간 정도 이상 긴 편이다. 또 긴 의자에 앉아 예배하는 개신교 교회와 달리 신천지 교회는 옆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방석을 깔고 바닥에 앉는다. 비말(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다.

대구에 고위험군 기저질환자 355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구에 고위험군 기저질환자 355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신천지 교회, 특히 대구교회는 청년 신도가 많은 편이다. 탈퇴 교인 등에 따르면 신천지 12개 지파 중 하나인 대구교회(다대오지파)는 전국 각지의 신천지 12지파 중 세 번째로 청년이 많은 교회다. 2018년 12월 신천지에 나온 A씨는 중앙일보에 “대구교회에만 청년들이 5000명 이상은 됐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교회 환자의 높은 전파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1명이 2~3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천지 교인은 7명 이상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 중 청년층의 비중이 작지 않아 신천지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특정집단을 중심으로 대유행이 일어난 건데 이유를 규명해 앞으로의 감염병 방역대책에 참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4일 밤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밤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신천지라는 집단이 특정된 상황에서 잠복기라고 판단되는 14일간 전파 차단을 위한 총력전이 필요하고 방역 목적 차원에서도 강제 수사는 즉각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한 중대본의 입장에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민생당 김광수 의원의 질문에 "강제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요청한 적 있다"고 답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김민욱·김지아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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