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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새 70명 확진 천안, 경로는 미궁···충남지사 "답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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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줌바댄스·스포츠댄스 강사나 수강생들이 어디서 감염됐는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종합운동장 남문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한 시민이 차량에 탄 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종합운동장 남문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한 시민이 차량에 탄 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최근 천안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양승조 충남지사가 밝힌 심정이다. 그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럼에도)도지사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천안,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 뒤 매일 발생 #천안·아산지역 절반이상 '줌바댄스' 연관 #조사 결과 신천지 신도·대구방문 이력 없어 #충남도, 천안에 현장사무실 마련 총력대응 나서

지난 2일까지 충남에서는 확진자 78명이 나왔다. 천안이 70명(89.7%)으로 가장 많고 아산이 7명(8.9%)이다. 나머지 한 명은 계룡에서 나왔다. 대구에서 계룡대 공군기상대로 파견을 온 현역 장교였다.

지난달 21일 계룡대에서 공군 중위(25)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나흘 간 충남지역 코로나 확진자는 ‘1’에 머물렀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구와의 연관성 때문에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했지만, 공군 중위 접촉자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천안시의 병원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이 병원은 보건소 지침에 따라 13일까지 폐쇄한 뒤 14일 정상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천안시의 병원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이 병원은 보건소 지침에 따라 13일까지 폐쇄한 뒤 14일 정상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하지만 지난달 25일 2번째 확진자(47·여·천안)를 시작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확진자가 나오면서 충남도와 15개 시·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8일에는 하루에만 27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모두 천안·아산에 집중됐다. 불과 일주일 사이 충남지역 확진자는 78명까지 늘었다. 천안지역 확진자는 70명을 넘어섰다.

충남지역 확진자는 남성이 20명, 여성이 58명이다. 연령별로는 10대 이하 2명, 10대 7명, 20대 4명, 30대 16명, 40대 37명, 50대 6명, 60대 5명 등이다. 10대와 10대 이하는 모두 확진자의 자녀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천안·아산지역 확진자 77명 중 55명이 줌바댄스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사와 수강생이 36명, 이들 관련된 가족·지인 17명 등이다. 이들 가운데 신천지나 대구·경북 방문, 중국 여행 등과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의 역학조사(이동 경로·접촉자)에서도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역학조사관 등 전문가들이 감염경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지난 2일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지역에서는 2일까지 천안과 아산을 중심으로 7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일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지역에서는 2일까지 천안과 아산을 중심으로 7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 충남도]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확진 순서가 아닌 환자의 위험성을 기준으로 이동 경로를 다시 조사 중이다. 누가 먼저 감염됐는지보다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상세하게 분석하겠다는 얘기다. 충남도는 지난 2일부터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과 분석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세가 지속하자 충남도는 비상방역대책단(단장 행정부지사)을 설치하고 천안에 현장 사무실을 마련했다. 현장에는 충남도 자치행정국장이 상주하며 역학조사 진행 과정과 주민 불편사항 접수, 물품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천안은 충남의 중심 도시다. 인구가 65만3000여 명으로 충남도 전체(220만명)의 30%가량을 차지한다. 2020년 예산이 1조9827억원 규모로 경제적·문화적 파급 효과가 가장 큰 도시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기자회견에서 “천안을 지키는 것이 충남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충남 천안시의 한 교회 앞에 붙은 '신천지 교인 출입 금지'. 한 감염자가 지난달 19일 예배를 본 사실이 드러나 폐쇄 조치됐다. 일부 교인들도 자가격리 중이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시의 한 교회 앞에 붙은 '신천지 교인 출입 금지'. 한 감염자가 지난달 19일 예배를 본 사실이 드러나 폐쇄 조치됐다. 일부 교인들도 자가격리 중이다. [연합뉴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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