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투명 공개"···中·이란에 문닫은 호주, 韓엔 문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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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당국이 1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처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발전된 의료 시스템과 투명한 정보 공개”라고 밝혔다.

호주, 中·이란은 입국 금지, 한국엔 안해 #“한국은 의료시설 발전, 확진자 계속 공개” #더튼 호주 장관 현지 매체 인터뷰서 밝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팬데믹 대비할 것”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는 여전히 한국에 대해 입국 금지 등의 제한을 하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기준 국내 확진자는 3500명을 넘어섰다. 반면 호주는 확진자가 593명(29일 기준)인 중동의 이란에 대해선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중국에 대해서도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밝힌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 [EPA=연합뉴스]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밝힌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 [EPA=연합뉴스]

이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은 호주 ABC 프로그램 인사이더스와 인터뷰에서 “이란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왜 이란에만 입국 금지령을 내리고 한국엔 내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더튼 장관은 “이란에선 현재까지 43명이 사망하는 등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에서 나오는 확진자보고 누락 사례를 보면 그들이 통계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란 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망자와 확진자 수를 은폐한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반면 더튼 장관은 한국에 대해선 “한국은 명백히 더 발전된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계속 확진 사례를 공개해왔다. 두 국가는 이런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모든 국가에 여행 금지 조치를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가 취해야 할 다음 단계는 무엇일지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그는 ’신종 코로나가 곧 팬데믹에 진입한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비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그는 ’신종 코로나가 곧 팬데믹에 진입한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비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1일 기준 호주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27명, 사망자는 1명이다. 최근 이란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쌍의 남녀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호주는 이란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호주 당국은 이와 동시에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7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세계가 곧 신종 코로나 대유행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의학계로부터 권고를 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정부는 비상 대응 계획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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