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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유자 막은 몽골, 비자 끊은 미얀마…중국과 국경 맞댔지만 확진자 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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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아시아 지역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과 5000㎞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몽골에선 24일 오후 현재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막대한 경제 손실을 무릅쓰고 취한 강력한 봉쇄정책 덕분이란 평가가 나온다.

몽골, 기사 감염 우려 석탄수출 중단 #라오스, 중국과 접경 지역 도로 봉쇄 #베트남도 입국금지 조치 뒤 확산 멈춰

23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몽골 국영TV 등에 따르면 몽골 정부는 이달 초부터 중국 체류 경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도 중단시켰다.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도 다음달 2일까지 잠정 중단했다. 트럭 운전기사들의 감염을 우려해서다. 중국은 몽골의 최대 교역국이고, 수출의 절반 가까이 석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초고강도 조치다.

또 다른 극약 처방도 꺼냈다. 지난 12일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최대 명절인 24일의 ‘차강사르’(몽골력 설) 관련 행사를 중단시키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국민에게도 가정방문 형태의 새해 인사를 자중하도록 요청했다. 몽골 정부는 초·중등학교 임시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 생산을 위해 군까지 동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격리시설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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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확진자가 ‘0’이다. 미얀마는 2월 1일부터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도착 비자(visa on arrival) 발급을 중단했다. 전면적 입국 금지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입국 제한이다.

그보다 이틀 전인 1월 31일에는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한 광저우발 중국남방항공 비행기를 그냥 돌려보냈다. 탑승객 중 중국 국적자 1명이 감기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중국인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됐다. 이 밖에 14일간 격리를 약속한 미얀마 국적자 2명만 내렸을 뿐 나머지 탑승객은 비행기를 타고 다시 광저우로 돌아갔다. 감기 증세를 보인 중국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라오스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당 대 당 교류 등을 통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월 초 국경 지역 도로를 봉쇄했다. 중국행 항공기 운항도 막았다. 라오스에서도 아직 확진자는 없다.

다만 확진자 ‘제로’와 관련해선 이견도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실제 확진자가 없는 것인지, 당국에서 이를 잡아내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테스트할 키트 자체가 부족한 나라들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2017년 기준 대중 수입 약 585억 달러, 대중 수출 약 353억 달러) 중 하나로 양국 간 정치·경제적 관계가 긴밀하지만, 베트남은 초기부터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베트남은 2월 13일 이후 확진자가 16명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완치자는 15명이다.

베트남은 1월 28일 중국 내 감염 지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2월 2일부터는 중국 방문객에 대해 14일간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에 대한 운항 허가도 임시 중단했다.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은 “베트남 장기 체류 자격 소지자라 해도 중국 방문을 이유로 입국이 불허될 수 있다. 음성 확진서 등 건강 상태에 대한 증명서를 제출해도 중국 체류 경력이 있으면 입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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