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 18~20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산하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임 전 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특사단에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포함됐다”며 “양국 간 방산 관련 협력이 논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방산 수출계약 성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인 임 전 실장이 투입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사단에는 청와대 외에도 외교·국방·산업통상자원부, 방사청 관계자 등아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방산 수출 활로 개척을 위해 UAE로 국방장관, 방사청장,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등을 보내 공을 들여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도 “그동안 정부는 첨단무기 국산화 차원을 넘어 방위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혁신적 성장 기반 마련을 지원해왔다”며 “올해는 그간의 노력이 구체적 성과로 결실을 보도록 각고의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달 6일에는 방위 산업을 수출형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실 산하에 방위산업담당관을 신설하기도 했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UAE 수출이 2009년 한 차례 좌절된 경험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UAE 공식 방문 당시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같이 개발하고 생산해서 제3국으로 진출하는 방법까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 전 실장의 UAE행과 관련해 “성과가 있으면 (UAE에) 가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미ㆍ중ㆍ일ㆍ러 4강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재임 중 두 번 이상 방문한 곳은 UAE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한·UAE 수교 4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7일 한국이 중동에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운영 허가를 내준 UAE 정부 측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최근 1조 1500억 원대 UAE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것도 임 전 실장의 UAE행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외교부는 임 전 실장이 19일 UAE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예방한 자리에서 “무함마드 왕세제가 한ㆍUAE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안부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특사단에게 당부했다”고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같은날 임 전 실장이 무함마드 왕세제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미래 에너지 분야 및 국방 협력 등 다양한 실질적인 분야에서의 전략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