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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물러난 외상센터장직, 그 자리에 '애제자' 정경원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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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원 교수. [연합뉴스]

정경원 교수. [연합뉴스]

아주대병원과의 갈등 끝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센터장 자리에서 최근 스스로 물러난 이국종 교수의 후임이 20일 선임됐다. 아주대병원은 이날 외상외과 정경원 교수를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정 교수는 전임 이 교수의 잔여임기인 오는 11월 24일까지 외상센터장직을 맡는다. 정 교수는 이 교수의 저서 ‘골든아워’의 부제(‘정경원에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이 교수와 가까운 동료이자 제자이다. 정 교수는 외상센터장직을 맡게 된 심경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여러 논의 끝에 정 교수가 적임자라고 판단했고 정 교수도 센터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아주대병원 “적임자라 판단했고 정 교수도 수락했다”

정 교수는 2002년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10년 외상외과 의사를 하기 위해 상경해 이 교수의 첫 펠로(임상강사)가 됐다. 이후 이 교수와 외상센터에서 함께 근무하며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 병사 오창성씨 등 많은 외상환자를 살려냈다.

아주대병원은 2013년 외상센터로 지정돼 2016년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만944㎡ 규모로 중환자실 40병상 등 100병상을 갖춘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가 문을 열었다. 외상센터장을 맡았던 이국종 교수의 역할이 컸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왼쪽)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 [중앙포토]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왼쪽)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 [중앙포토]

이국종 교수는 지난 4일 사임원 수리돼

그러나 지난달 13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보도되면서 갈등이 외부로 알려졌다. 동시에 아주대병원과 외상센터가 병실과 인력, 닥터헬기 등 문제로 갈등을 벌여온 사실도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달 29일 전자 결재 방식으로 외상센터장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아주대병원은 지난 4일 사임원을 수리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중증외상환자 진료방해, 진료기록부 조작 등의 의혹을 받는 아주대병원에 대해 현재 2차 조사를 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7일 “현재 진행 중인 아주대병원 현장조사의 기간을 연장해 중증외상환자 진료방해 등의 의혹을 명확히 밝히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경기도청 잔디마당에서 열린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종합시뮬레이션 훈련'에서 대화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국종 아주대 교수. [사진 경기도]

지난해 8월 경기도청 잔디마당에서 열린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종합시뮬레이션 훈련'에서 대화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국종 아주대 교수. [사진 경기도]

경기도, 외상센터 운영 관련 의혹 조사 중  

경기도는 경기도 보건의료정책과장을 총괄 반장으로 도 감사관 및 민생특별사법경찰단, 수원시영통구보건소 등이 참여한 조사반이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0일 동안 2차로 현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중증외상환자 진료방해, 진료거부, 진료기록부 조작 등 최근 아주대병원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현장조사를 했으며, 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1차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도는 이번에 의료법 제61조(보고와 업무 검사 등)에 따라 아주대병원 보조금 집행내역 등 병원회계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 필요하면 관계인 진술을 들을 계획이며 위법 여부가 확인되면 행정처분 및 수사 의뢰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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