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의료진 감염 1716→3019명 폭증···中 아리송한 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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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의료진이 당초 알려진 1700여 명이 아닌 3000명을 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는 16일 발표에서 지난 11일까지의 의료진 감염은 301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중국 의료진 숫자 #이틀 전 발표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 #17일엔 감염으로 사망한 첫 병원장 나와 #중국 사망자 17일 자정 현재 1868명 #누적 확진 환자는 7만 2436명 기록 중

중국 의료진 감염 숫자가 어떻게 1700명 대에서 3000명 이상으로 늘었느냐는 중국 중앙텔레비전 바이옌숭 앵커의 질문에 쟈오야후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국장은 집에 있다가 감염된 의료진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의료진 감염 숫자가 어떻게 1700명 대에서 3000명 이상으로 늘었느냐는 중국 중앙텔레비전 바이옌숭 앵커의 질문에 쟈오야후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국장은 집에 있다가 감염된 의료진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는 이는 모두 7만 2314건의 신종 코로나 감염 케이스를 조사한 것으로, 이중 의료진 감염은 의심 환자 등을 포함해 3019명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진 중 확진 환자는 1716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표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의료진 감염 1716명의 거의 두 배 가까운 숫자로 중국 당국이 당초 의료진 감염을 축소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다.

지난 14일 정이신(曾益新)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기자회견에서 11일 현재 의료진의 신종 코로나 감염 사례가 1716건 보고됐으며 이는 전국 확진 환자의 3.8%라고 밝혔다. 또 사망한 의료진은 6명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입고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입고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처럼 지난 11일의 같은 날을 기준으로 했는데도 양측 발표에 큰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쟈오야후이(焦雅輝) 부국장은 “3000여 명이라는 숫자는 집에 있다가 감염된 의료진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병원에서 일하다 감염된 게 아니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으로 지난번 발표가 의료진 감염 숫자를 줄이기 위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의 숫자만 공개한 것이란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과 14일에도 임상진단 환자를 확진 환자에 포함하는 문제로 통계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 환자 수 급증에 따라 중국군의 의료진이 대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 환자 수 급증에 따라 중국군의 의료진이 대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런 가운데 17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사상 첫 병원장 사망자가 나왔다. 우창(武昌)의원 병원장인 올해 50세의 류즈밍(劉智明)으로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다 자신도 감염돼 숨진 중국의 첫 번째 병원장이 됐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엔 우창의원의 59세 간호사 류판(柳帆)이 역시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다.

17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사상 첫 병원장 사망자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다가 사망한 우창(武昌)의원 병원장 류즈밍(劉智明)의 모습이다. [웨이보]

17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사상 첫 병원장 사망자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다가 사망한 우창(武昌)의원 병원장 류즈밍(劉智明)의 모습이다. [웨이보]

한편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중국 사망자는 17일 자정 현재 1868명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8일 발표에서 17일 하루 9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건 6일 만에 처음으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증 환자는 17일 하루 1097명이나 늘었다. 전날엔 중증 환자가 628명으로 줄었다고 했는데 이번에 무려 1000명 이상이 증가해 이 역시 중국의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가에 의문을 던진다.

17일 자정 현재 누적 환자는 7만 2436명이며 중증 환자는 1만 1741명에 달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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