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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전 김정은과 만남 원치 않아···협상은 죽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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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관련 논의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최고위 정책 참모들에게 이 같은 생각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지난 해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북·미간 교착 국면이 올해 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정책 참모들에게 이 같은 생각 전달 #대선 국면에서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 #北관련 트윗 멈추고 국정연설서도 언급 안해 #

소식통들은 지난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트럼프 정부의 외교가 허우적대왔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북한 이슈에 관여하려는 욕구가 시들해졌다고 CNN에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 협상이 결렬된 후 좌절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북 정책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CNN에 협상은 “죽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대통령의 이너 서클 내에서도 대선 전 북한과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려는 욕구가 별로 없으며, 이는 협상 재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득보다 리스크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이유에서라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김 위원장의 생일(1월8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후 북한에 대해 공개적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트윗도 멈췄다. 지난 4일 밤 열린 국정연설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여전히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 북·미 비핵화 협상이 대선 등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조속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도 대북 특별대표직을 유지하며 실무협상 재개에 전념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여하는 실무급 외교관들이 대통령의 뜻을 분명히 전달받았는지는 분명치 않다면서,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김 위원장과의 대면 만남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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