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정봉주 입장발표 연기…이유 묻자 "상황 바뀌었다"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인근 한 카페에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인근 한 카페에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0일 오후 입장발표를 예고했다가 연기했다. 정 전 의원의 예비후보 적격여부 판단을 두고 민주당이 '장고'를 끝내자, 이번엔 정 전 의원이 긴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부적격 판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각이 다가오자 이를 11일 오후로 미뤘다.

기자회견을 연기한 이유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정 전 의원은 "상황이 바뀌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무슨 상황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총선 역할과 관련해 "당을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당과 대립할 수도 있고 제3의 길을 갈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며칠 더 있어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제3의 길'을 거론했지만 당 내에서는 정 전 의원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 전 의원이 당을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그런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회견을 미룬 것은 입장을 고민할 시간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인 9일 정 전 의원은 공관위에서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공관위는 전날 오전까지 정 전 의원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으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정 전 의원과 면담하고 약 3시간 뒤 부적격으로 결론지었다. 당 최고위원회도 이를 의결했다. 성추행 사건으로 명예훼손 재판이 진행 중인 정 전 의원의 출마가 민주당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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