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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교안, 종로 아니면 불출마하라" 당 공관위 최후통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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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4ㆍ15 총선 출마 지역을 논의하기 위해 7일 열릴 예정이던 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회의가 6일 밤 갑작스레 취소됐다.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금요일(7일) 오후 2시 30분으로 예정된 회의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음 주 월요일인 10일 같은 시각으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관위 관계자는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이석연 부위원장을 비롯한 다수의 공관위원은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뜻을 모았다”며 “황 대표에게 마지막 결단의 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 회의를 미룬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 대표가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이자 유력한 '차기' 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대결을 펼쳐 정권 심판론에 불을 댕겨야 한다는 게 공관위의 다수 의견이다. 당내에도 황 대표가 일찌감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1월 3일)하고서도 한 달 넘게 여러 지역구를 ‘간’ 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많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당의 전체 총선 전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관위가 회의를 사흘 미룬 것은 황 대표에게 그간 주저하던 모양새를 정리하라고 마지막 말미를 준 셈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통해 황 대표에겐 종로에 나가거나 총선에 불출마하는 두 개의 선택지밖에 없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그 외 다른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종로 외에 거론됐던 용산·양천·영등포·구로 등의 출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아예 황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접은 상태에서 총선 전체를 지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날 공관위의 결정은 한마디로 "10일까지 시간을 더 줄 테니, 종로에 나가든 총선에 불출마하든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철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철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황 대표도 이런 공관위 내부 기류를 보고받았다고 한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황 대표가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당의 전반적인 전략적 공천 문제 외에 본인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월요일 회의 전까지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 주변에선 공관위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황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공관위가 계획된 공천 심사에 집중하지 않고 왜 황 대표를 흔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쾌해했다. 또 다른 황 대표 측 인사도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9일까지 진행된다. 당 인사들의 운명을 가르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 대표된 도리로 거취 표명을 안 한 건데, 이렇게까지 밀어붙이는 공관위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현일훈ㆍ손국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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