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8개월만에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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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달 미국의 고용인원이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늘어나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그동안 경제성장률.소비심리 등은 회복됐지만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경제성장'을 나타내 경제계뿐 아니라 내년 재선을 앞두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상황이었다.

미 노동부의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농업부문 제외)은 5만7천명이 늘어났다. 실업률은 6.1%로 지난달과 변함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당초 실업률 6.2%에 고용 3만명 감소를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이다. 지난 8월에는 고용이 4만1천명 줄어들었다.

부문별로는 서비스 부문 고용이 임시고용직 3만3천명을 포함, 7만4천명 늘어났다. 경제전문가들은 임시고용직 증가가 기업이 정규직을 많이 뽑는 바로 전 단계에 나타나는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제조업 부문 고용은 2만9천명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작았다.

미 주식시장은 노동부의 고용 성장 발표를 크게 환영했다. 고용부문의 증가를 본격적 경제 회복이 시작되는 증거로 받아들인 것이다. '수요 증가-생산 증가-노동수요 증가-임금 상승-수요 증가'라는 선순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 주간 259.23포인트(2.78%) 상승한 9572.31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88.50포인트(4.94%) 급등한 1880.57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33.00포인트(3.31%) 상승한 1029.85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긍정적이면서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고용이 늘어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고용시장이 회복되리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고용 성장세가 이어지고 실업률이 떨어지려면 적어도 매달 10만명 이상의 고용 증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뉴욕 ABN암로의 수석연구원 스티브 리추토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한달치의 회복만으로 당장 성장 전망을 높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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