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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철수·출장금지·재택근무…中폐렴 韓 기업 덮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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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국발 ‘우한(武漢) 폐렴’이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광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국발 ‘우한(武漢) 폐렴’이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광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중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현지에 사업체가 있는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중국 진출 기업들은 주재원들을 속속 철수시키고 있다. 또 중국 출장을 금지하고, 중국에 출장 갔다 온 직원은 재택근무를 시키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예 국내에서도 워크숍이나 회식 같은 단체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28일부터 중국 출장 금지 #현대차그룹, 사업장 단체 활동 제한하기로 #SK, 중국 출장 다녀온 직원 재택근무 조치 #주재원 가족 복귀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

삼성·LG전자, 중국 출장 금지 통보 

삼성전자는 중국 출장을 사실상 금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8일 "사내 환경안전팀에서 우한을 비롯한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의 출장 금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외교부의 3단계 대응에 맞춰 해당 지역으로의 출장 자제를 검토하다 중국 내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28일부터 중국 출장을 금지했다. 출장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승인 절차를 강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에 가 있는 출장자는 최대한 빨리 복귀시킬 방침"이라며 "LG화학와 LG CNS 등 계열사도 중국 출장을 금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LG상사는 현지 주재원의 가족들을 모두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8일부터 중국 출장을 잠정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미 중국을 방문한 직원에 대해서는 발열 여부와 특이사항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우한에서 보호장구를 입은 의료진이 환자를 부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6일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우한에서 보호장구를 입은 의료진이 환자를 부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출장 다녀온 직원 추적 모니터링  

현대자동차그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국내 사업장의 세미나 워크숍, 회식 같은 단체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중국 출장 자제를 권고하고,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온 직원은 추적, 모니터링 강화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단 출장 제한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지만 향후 질병관리본부의 방침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주재원 가족은 29일까지 귀국시키기로 했다. 반대로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 주재원 가족은 한국 체류를 연장했다. LS전선은 중국 이창 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한국 직원의 가족을 귀국시켰다. LS전선 관계자는 “중국 이창 사업장은 바이러스가 발생한 우한과 서울~부산 거리만큼 떨어져 있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최소한의 현지 인력만 남기고 직원 대부분과 가족은 귀국했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SK그룹, "중국 출장 직원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사옥에 열감시카메라를 배치했다. 고열의 임직원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임직원은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 등 중국 사업장에서 최근 귀국한 직원은 다음 달 초까지 집에서 일한다. SK그룹 관계자는 “SK종합화학의 경우 한국 직원 9명을 귀국시켰고, 현지에는 부사장급 직원 1명이 남아 재택근무를 하며 공장 가동을 살피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도 중국 호북성 지역 방문 직원 중 고열과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인 직원의 경우 2주간 병원 또는 자택에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지난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 중난병원의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 중난병원의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그룹도 중국 출장 원칙적 금지  

태양광 사업 등을 중국에서 진행중인 한화그룹은 우한을 방문했을 경우 잠복기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 계열사는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발생 국가 출장자의 경우 사전 및 사후 신고 절차를 수립했다"며 "근무 중 의심 증상을 보이면 즉시 환경안전부서에 보고하고 집에서 근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호텔과 콘도에 마스크와 체온계·손세정제 등을 비치했다.

이동현·김태윤·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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