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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 예산 1000억 늘린 '목포맹주'···그 박지원 뒤쫓는 윤소하·김원이

중앙일보

입력

호남 정치 1번지인 목포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은 ‘정치 9단’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전남 목포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에 맞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3파전을 벌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목포에서 두터운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는 건 4선의 박 의원이다. 그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각각 71.2%, 56.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8년간 금요일마다 목포에 내려와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 아침 다시 서울 여의도로 향하는 금귀월래(金歸月來)를 불문율처럼 지켜왔다. 2020년 목포 국비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1000억원 이상 증가시킨 7924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15일 전남 목포 목상고에서 열린 박지원 의원의 '고마워: 미안했고, 잘못했고 사랑해' 출판기념회 현장.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출판기념회엔 권노갑·정대철·이훈평 고문, 천용택 전 국방부장관,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 천정배·장병완·유성엽·김종회·윤영일 의원 등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전남 목포 목상고에서 열린 박지원 의원의 '고마워: 미안했고, 잘못했고 사랑해' 출판기념회 현장.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출판기념회엔 권노갑·정대철·이훈평 고문, 천용택 전 국방부장관,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 천정배·장병완·유성엽·김종회·윤영일 의원 등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연합뉴스]

박 의원에 대한 지지세는 지난 15일 목포 목상고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잘 드러났다. 차량이 몰려들며 온종일 진입로 정체를 빚었고, 지지자들이 행사장인 교내 강당 1층을 가득 메워 예정에 없던 2층 객석까지 개방해야 했다.

박 의원은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도 앞서고 있다. 전남매일이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지지도 조사에서 박 의원은 25.0%를 얻어 1위를 달렸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8.3%,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2.4%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12월 22~25일 나흘간 목포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유권자 500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박지원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박지원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그럼에도 박 의원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목포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적지 않아서다. ‘새 인물론’을 내건 윤소하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정국에서 4+1 협의체 협상에 참여해 선거법 개정안 등을 관철하는 등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130여개의 지역 경로당을 돌며 ‘어르신 민심’을 다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지역 민생에 대한 이해도를 꼽았다. 그는 목포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출신이다. 최근엔 목포의 30년 숙원사업인 의과대학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6개 시·도 중 전남에만 유일하게 상급 병원에 해당하는 대학 병원과 의과 대학이 없다"라며 “1년 넘게 문제를 제기한 끝에 최근 교육부에서 설립 타당성과 관련한 용역 조사를 했고, 결과보고도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구청 7급 비서로 시작해 부시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선에서 목포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앙포토]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구청 7급 비서로 시작해 부시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선에서 목포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앙포토]

민주당 후보 중엔 ‘박원순의 남자’로 불리는 김원이 전 정무부시장이 눈에 띈다. 그는 성북구청장 7급 비서로 시작해 서울시 정무부시장 자리까지 올랐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등을 거쳤고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김 전 부시장 측 관계자는 “지난 8년간 목포는 그야말로 ‘고인물’이었는데 이번 21대 총선에서 확실한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며 “지역에 행정과 정책에 능하다는 경쟁력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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