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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0억 기업 일군 남자, 7년간 닭과 함께 먹고 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상하이 월드 파이낸스 센터(Shanghai World Financial Center), 루자쭈이(陆家嘴) 핵심인 이 곳 지하 식당가에는 라오샹지(老乡鸡)라는 현판이 시선을 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라오샹지의 상하이 신규 매장이다.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라오샹지 홈페이지]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라오샹지 홈페이지]

라오샹지는 중국 토종 패스트푸드점으로 2003년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1호점을 냈다.

중국 토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라오샹지' #매뉴얼 기반 표준화 관리 및 서비스가 강점

약 10년 뒤인 2012년 안후이성 밖으로 진출, 난징(南京) 우한(武汉) 쉬저우(徐州) 상하이 등 각 지역 도시로 매장을 확장해나간다.  2019년 10월, 중국 전역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상하이에 있는 라오샹지 매장은 단 4개점 뿐이다.

중국 패스트푸드 기업 70강 명단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중국 패스트푸드 기업 70강 명단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중국 요리협회가 발표한 ‘중국 패스트푸드 기업 70강 명단’에서 라오샹지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 맥도날드, KFC, 버거킹의 뒤를 이어 4강에 올랐다. 통계에 따르면 라오샹지 800개 매장의 연간 매출은 약 30억 위안(약 5000억 원), 일일 방문객 수 40만 명, 연간 복합 성장률은 40%로 집계됐다.

라오샹지 수충쉬안(束从轩) 창립자 겸 회장은 “매출 10억 위안을 달성하는데 12년이 걸렸는데, 2년 사이 20억 위안을 돌파했고, 30억 위안 달성에는 고작 1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3년 내 중국 전역에 1500개 매장, 5년 내 매출액 100억 위안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목표는 맥도날드를 넘어 중국 프랜차이즈의 대명사가 되는 것이다.

라오샹지 수충쉬안 창립자 겸 회장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라오샹지 수충쉬안 창립자 겸 회장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반짝 인기를 얻기는 쉽지만, 생명 주기는 되려 짧은 편이라 평균 2-5년 사이면 다른 신생 브랜드에게 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16년 역사 라오샹지가 지속 성장을 자신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수충쉬안은 “라오샹지는 무슨 특이한 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엄마가 해준 집밥’의 개념이다. “인삼이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매일 주식으로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매일 먹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그냥 평범한 쌀밥이다.” 그는 중요한 건 가장 단순한 것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수충쉬안이 창업을 한 때는 1982년이다. 닭을 키운 지는 올해로 37년이 됐다. 그 중 닭의 습성을 이해하기 위해 닭과 함께 먹고 자는 생활을 7년을 했다. 이제 그는 눈을 감고 냄새와 소리만으로도 닭의 체중과 질병 유무, 배고픔 여부를 알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1999년 우연한 기회에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강습을 받게 된 수충위안은 KFC,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탐방하며 중국식 치킨 스프(鸡汤 닭고기 탕) 등을 파는 패스트푸드 점을 내야겠다고 결심한다.

창업 결심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운영 매뉴얼 제작이었다. 일을 마친 뒤 저녁 8시부터 시작해 때로는 새벽 2시가 넘도록 매뉴얼을 정리한 끝에 6권의 매뉴얼을 완성했고, 개점 후 이를 바탕으로 종업원을 교육했다.

표준화 관리는 라오샹지 매장의 위생을 관리해주는 밑거름이 됐다. 어떻게 바닥을 닦고 채소를 손질하고 식기를 세척해야 하는지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라오샹지 홈페이지]

[사진 찬인촹예서우쉬안, 라오샹지 홈페이지]

2003년, 랴오샹지의 전신(前身)인 ‘페이시라오무지(肥西老母鸡)’ 1호점을 냈다. 인테리어를 다시 정비하느라 준비 과정이 오래 걸렸지만 대신 개업 후 큰 인기를 끌었다. 200평방미터 규모의 매장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닭고기 탕 외에 다른 메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정식이다. 그러나 원재료에서부터 각별히 신경을 쓴다. 구매팀 10명의 직원들의 경우 1년에 200일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 전역을 돌며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온다.

[사진 촹예방, 라오샹지 홈페이지]

[사진 촹예방, 라오샹지 홈페이지]

10년 뒤인 2013년, 라오샹지는 기존 6권의 매뉴얼을 기반으로 새로운 매뉴얼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800개 이상의 매장에서 모두 전직원 도급제+체계화 관리 방식을 따르고 있다.

수충위안에 따르면, 라오샹지는 매장 운영 측면에서도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면, 동지(冬至)에 닭고기 탕을 마시는 습관에 착안해 ‘동지 닭고기탕’ 행사때 제품을 반값에 판매했다. 그 결과 4년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하절기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장 홀 직원 체험 행사를 열어, 라오샹지가 단순히 레스토랑이 아니라 이웃임을 각인시켰다.

이밖에 배달 서비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상하이의 경우 배달 판매 비율이 50%에 근접하며, 우한, 난징도 40%에 달한다. 라오샹지는 금년 자사의 배달 매출만 10억 위안(약 17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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