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집가가 공개한 사진 속 여성 "명성황후가 아닌 궁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명성황후 추정 사진 속 인물은 명성황후가 아니라 궁녀인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논란이 된 사진의 원본(사진)이 27일 발견됨으로써 이 사진을 둘러싼 궁금증이 풀리게 됐다(본지 7월 26일자 1, 11면).

원본 사진은 1891년 미국 국립박물관이 펴낸 '한국 컬렉션'에 실려 있다. '한국의 궁녀(Korean Serving Woman in the Palace)'라는 영어 제목과 함께 P L 조위(Jouy)라는 사진작가의 이름이 인쇄돼 있다. 미국 국립박물관이란 기관의 공신력을 인정한다면 문제의 사진을 둘러싼 진위 논란은 여기서 마감되는 셈이다.

원본은 명지대 김차규(사학과) 교수가 명지대 LG연암문고 소장 자료에서 찾아냈다. 김 교수는 "1892년 미 국립박물관의 연례 보고서에도 '한국 컬렉션'은 그대로 실려 있다"며 "문제가 된 사진의 원본이 밝혀짐으로써 25일 시작된 명성황후 사진 논란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명성황후 사진 진위 논란은 25일 불거졌다. 영국인 수집가라는 테리 베닛이 미국 LA발 연합뉴스를 통해 문제의 사진을 공개하며 명성황후라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에 대해 "이름을 알 수 없는 독일인이 1894~1895년 찍었다"고 말했다. 또 'Die Ermodete K?nigin(시해된 왕비)'라는 독일어 필기체 설명문이 적혀 있다고 제시했다.

베닛의 주장은 미 국립박물관 보고서의 설명과 전혀 다른 것이다. 미 국립박물관 보고서에는 '한국의 궁녀' 제목 밑에 다음 같은 간략한 설명문도 보인다. "여름 의상. 머리는 궁궐 여인들의 독특한 패션으로 장식했다. 상의는 항상 하얗고 치마는 파랗다. 오직 왕족만이 왕궁에서 붉은색 옷을 입는다." 사진설명 밑에는 "미국 국립박물관의 P L 조위가 찍었다"고 인쇄돼 있다.

이와 관련, 베닛이 공개한 사진에 대해 "명성황후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던 이태진(서울대 국사학) 교수는 "현재까지 생각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좀 더 검토해 본 후 종합적인 견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

1959년

[現]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교수
[現] 역사학회 회장

1943년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