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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6m 앞에서 눈사태 덮쳤다" 교사들이 본 네팔 사고 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7일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실종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과 동행했던 교사들이 사고 발생 엿새 만인 22일 돌아왔다.

지난 17일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실종된 교사 4명과 동행했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들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실종된 교사 4명과 동행했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들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충남교육청 네팔봉사단 3팀(11명) 중 6명이 귀국했다. 지난 13일 출국한 지 열흘 만이다. 실종된 교사 4명 외에 나머지 1명은 수색작업과 실종교사 가족 지원을 위해 네팔에 파견된 지원단에 합류했다.

충남교육청 네팔봉사단 3팀 11명 중 6명 귀국 #4명은 눈사태로 실종, 1명은 현지 지원단 합류 #폭설로 하산 결정, 내려오다 눈사태 만나 실종

이날 귀국한 6명 중 4명은 사고 당시 실종된 교사들과 트레킹을 하다 눈사태를 직접 목격했다. 2명은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트레킹에 합류하지 않고 산 아래 숙소에 머물렀다가 사고를 면했다. 충남교육청은 사고를 목격한 교사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점을 고려, 병원에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안정을 되찾은 뒤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입국한 6명의 교사 중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한 A씨는 “(솔직히)동료들과 같이 오지 못하고, 이런 심경으로 인터뷰하는 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고산병으로 (산 아래)산장에 머물러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다”며 “당시 사고를 본 동료들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선두그룹과 뒤따르던 그룹의 거리는 불과 6~9m가량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네팔 안나푸르나 발생한 눈사태 실종자 4명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 발생한 눈사태 실종자 4명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밤새 눈이 내려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까지 갈 수 없다고 판단해 회의를 거쳐 하산을 결정했다”며 “두 그룹으로 나눠 하산하던 중 갑자기 눈사태가 발생해 앞서가던 교사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트레킹에 나섰던 일행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눈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눈이 내리지 않고 맑은 날씨에서 하산하던 중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났다는 얘기다.

이날 귀국한 교사들은 ‘충남교육청 교육봉사단 네팔 3단(팀)’으로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13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설날인 25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애초 15일부터 현지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휴교’로 일정을 변경, 17일 시작하려던 트레킹을 이틀 앞당겼다.

13일 네팔 카트만두 도착한 이들은 이튿날인 14일 포카라 도착에 도착, 트레킹을 준비했다. 15일에는 안나푸르나 아래쪽인 시누와(2340m)에서 숙박을 하고 16일 데우랄리(3230m)까지 이동해 하루를 더 묵었다. 22일 오전 귀국한 6명 중 A씨를 비롯한 2명은 고산병 등 건강상 이유로 데우랄리로 가지 않고 시누와에 머물렀다.

안나푸르나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을 위해 21일(현지시간) 포카라공항에서 사고현장으로 투입된 네팔군 구조특수부대가 헬기에서 찍은 사고현장 인근의 모습. [연합뉴스]

안나푸르나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을 위해 21일(현지시간) 포카라공항에서 사고현장으로 투입된 네팔군 구조특수부대가 헬기에서 찍은 사고현장 인근의 모습. [연합뉴스]

일행은 17일 오전 밤새 내린 눈으로 트레킹이 어렵다고 판단, MBC(3700m)를 거쳐 목적지인 ABC(4130m)까지 가려던 일정을 포기하고 하산을 결정했다. 이어 숙소인 데우랄리를 출발, 히말라야 롯지(2920m) 쪽으로 내려오다 오전 10시30분~11시 사이 갑작스러운 눈사태를 만나 앞서가던 이모(56)씨 등 4명의 교사와 현지 가이드 2명이 실종됐다.

한편 네팔 현지에서는 군과 경찰·주민 등 50여 명, 헬기 등이 투입돼 수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KT의 드론 장비를 이용, 수색 지원에 나섰다. 지난 21일에는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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