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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펀드평가] 돈 몰린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왜 이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채권형 펀드는 시중자금을 빨아들였지만 수익률은 신통찮았다. [중앙포토]

지난해 채권형 펀드는 시중자금을 빨아들였지만 수익률은 신통찮았다. [중앙포토]

지난 2019년 한 해 펀드 시장을 살펴보면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눈에 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공모펀드 기준, ETF 제외)에 지난 한 해 동안 들어온 돈은 5조1715억원이다. 유형별로는 일반채권에 4조3936억원, 중기채권에 1조6788억원, 우량채권에 646억원이 들어왔다. 초단기채권에는 965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1844억원이 유출된 것과 대조된다. 일반주식에서만 1조4641억원, 중소형주식에서 5893억원, 배당주식에서 4225억원, 테마주식에서 3350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으로 돈이 몰리고, 주식형에선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은 해외상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한 해 동안 해외 채권형 펀드에 유입된 돈은 4조4099억원이다. 유형별로는 글로벌채권(3조9559억원), 북미채권(2조632억원), 신흥국 채권(1620억원), 아시아채권(619억원), 유럽채권(98억원), 남미신흥국 채권(11억원) 순으로 많은 돈이 유입됐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3조197억원이다. 중국주식(-1조2535억원), 유럽주식(-2637억원), 글로벌신흥국주식(-2266억원), 북미주식(-2157억원), 아시아태평양주식(-1997억원) 등에서 돈이 빠져나갔고 베트남주식(831억원)만 들어온 돈이 더 많았다.

채권형 펀드는 투자 기간에 따른 불이익이나 환매 수수료가 없다. 금리가 낮고 일정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약정금리도 받기 힘든 정기예금보다 나은 점이다. 이 때문에 채권형 펀드는 저금리 시대 예금의 대체재로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했던 것도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린 이유다. 다만 최근 두 나라 간 무역 협상이 진전되고 미국 기업들이 양호한 3분위 실적을 발표한 뒤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는 약해지고 있다.

많은 돈이 몰렸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지난 한 해 수익률은 2.35%였다. 국내 주식형(9.07%)에 한참 못 미친다. 유형별로는 일반채권이 2.41%, 중기채권 3.4%, 우량채권 2.7, 초단기채권 1.91% 순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2%대인 점을 생각하면 그럭저럭한 수준이다.

돈 몰렸던 채권형, 수익률 높았던 주식형. 그래픽=신재민 기자

돈 몰렸던 채권형, 수익률 높았던 주식형. 그래픽=신재민 기자

해외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평균은 9.2%로 국내보다 높았다. 특히 남미신흥국 채권(13.08%), 글로벌하이일드 채권(12.19%), 신흥국 채권(11.29%), 아시아채권(11.02%), 북미채권(10.78%) 등에서 10% 넘는 수익이 났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도 펀드보다는 주식형(25.49%)의 수익률이 높았다. 돈은 채권형에 몰렸지만, 수익률은 주식형이 좋았던 셈이다.

한편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프사이클 펀드(TDF·Target Date Fund)에 1조6503억원이 유입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생애주기형펀드·타깃데이트펀드라고도 불리는 TDF는 개인의 은퇴 시점을 목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격성·안정성을 바꾸어 추구하며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며 해외 주식·채권을 포함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지난 한 해 동안 TDF 수익률은 16.19%였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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