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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번엔 손바닥으로 결제…생체정보 이용 거부감 넘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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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아마존의 핸드 페이 단말기 원리. [유튜브 캡처]

아마존의 핸드 페이 단말기 원리. [유튜브 캡처]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지갑은커녕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맨손으로 가도 되는 일상이 머지않았다.

핸드 페이 단말기 시스템 개발 중 #0.3초만에 결제…모바일은 3~4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손바닥 인식 기술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결제하는 전용 핸드 페이 단말기를 개발 중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간) 단독 보도했다. 자주 가는 상점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다음번 방문 때부터 손바닥 스캔만으로 신용카드를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문·홍채·안면 등 생체인식 기술이 금융사와 정보기술(IT) 기업의 협업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카드사 비자와 협력해 핸드 페이 단말기 결제를 시험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통해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JP모건과 웰스파고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무인 계산대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를 통해 유통 혁명을 노렸지만, 매장 확대에 한계가 있어 고성장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핸드 페이 단말기 사업은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든 오프라인 상점에 적용할 수 있어, 성공할 경우 아마존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아마존은 앞으로 단골이 많은 커피숍·레스토랑·서점·옷가게 등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핸드 페이 단말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깅하다가도 간단하게 집 앞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집어갈 수 있는 편리함 덕분에 모바일 페이를 뛰어넘는 오프라인 결제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손바닥 생체인식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비접촉식 스캔 시스템’이라고 하는 이 기술은 고객의 손바닥 주름과 정맥의 세부형태를 포착해 신원을 식별한다. 기존 지문 인식기술과 다르게 고객이 직접 스캐너에 손을 댈 필요 없이 원격으로 이뤄져 편리하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아마존의 핸드 페이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결제 수단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가 강점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결제에는 3~4초가 걸리지만, 아마존의 손바닥 인식 기술은 단 0.3초 만에 고객을 검증하고 손을 제외한 다른 어떤 장치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산 시간 단축은 소매점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다. 매장의 혼잡은 고객 만족도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마존 측은 빠른 결제 시스템 도입이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 생체 정보를 이용한 아마존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보보안 전문가인 알바로 베도야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교수는 “생체 정보는 기본적으로 비밀번호와 달리 공개돼 있어 공격 타깃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생체인증을 고객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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