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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女검사장' 노정연…추미애·윤석열 갈등 묻자 "언론이 자꾸 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정연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정연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자꾸 언론에서 기사를 쓸 때, 과장되게 쓰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노정연 전주지검장, 취임 기자 간담회 #법무부·檢 갈등설에 "임무 충실할 뿐" #대검 참모진 전보 '대학살' VS '정당' #노정연 "공무원 인사는 인사권자 몫" #국내 첫 부녀·부부 검사장 타이틀도

노정연(53·사법연수원 25기) 신임 전주지검장은 13일 전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고 있는 와중에 전주지검에 부임했다. 어느 때보다 부담이나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러면서 노 지검장은 "저는 일단 전북 지역 전주지검을 지휘하는 장으로 왔기 때문에 여기서 저의 임무에 충실하려고 한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검사장 승진 이후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맡은 노 지검장은 지난 8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전주로 발령 나면서 전주지검 개청 이래 첫 여성 지검장이 됐다. 검찰 역사상 세 번째 여성 검사장인 그는 현직 여성 검사장으로는 유일하게 남았다. 국내 첫 부녀·부부 검사장 타이틀도 갖고 있다.

노정연(왼쪽)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최용훈 전주지검 차장검사. [뉴스1]

노정연(왼쪽)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최용훈 전주지검 차장검사. [뉴스1]

노 지검장은 2005년 SBS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프로그램에 현직 검사로는 이례적으로 고정 패널로 출연해 법률 상담과 자문을 맡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해 주요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참모진을 모두 일선 검찰청으로 보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이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대학살"이라 비판하고, 반대쪽에선 "검찰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았다"고 두둔하는 것에 대해 노 지검장은 "제가 인사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공무원은 인사권자가 인사를 하는 것이고, (주어진 대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공직자의 소임"이라며 "사실 우리가 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잖냐. 어디를 가서든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정연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정연 신임 전주지검장이 13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 지검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 절차에 들어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검찰 권한이 막중하게 몰려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검찰 업무를 경찰과 조정해서 집중된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자는 여론이 많고,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수사권 조정안이 어떤 내용으로 통과될지 저는 모른다"며 "이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검찰(권한)이 정말 줄어드는 건지, 공평하게 검찰과 경찰이 일하고, 정말 국민이 원하는 식으로 개편되는지는 일단 법 시행이 되고 나서 후속 조치가 있어야만 (판단이) 가능할 수 있는 일로 보인다"며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됐을 때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상을 못하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일은 저희도 숙고해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노 지검장이 20년 넘게 검사 생활을 하면서 겪은 최대 고비는 뭘까. 그는 "제가 아주 중요한 사건을 안 해서 그런지 큰 고비라고 말씀드릴 만한 사건은 기억이 안 난다"며 "'매사 내가 처해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중심을 잡고 열심히 하면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일 당시 대검 참모진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으로 향하고 있다.<br>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문홍성 인권부장, 복두규 사무국장, 노정연 공판송무부장, 한동수 감찰부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일 당시 대검 참모진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으로 향하고 있다.<br>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문홍성 인권부장, 복두규 사무국장, 노정연 공판송무부장, 한동수 감찰부장. [연합뉴스]

노 지검장의 집안은 '법조계 명문가'로 유명하다. 그의 아버지는 노승행 전 광주지검장(80·사법시험 1회)이고, 남편은 조성욱 전 대전고검장(58·17기)이다. 지난해 7월 노 지검장이 '검찰의 꽃'인 검사장에 승진하면서 검찰 역사상 첫 부녀·부부 검사장이 됐다. 남동생은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를 지낸 노혁준(50·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서울 출신인 노 지검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1993년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법무부 여성아동과 과장, 수원지검 공판총무부 부장검사, 법무부 인권구조과 과장,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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