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해외 배터리 생산공장을 확장한다. 급격히 늘어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CES 참석 중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늘어난 배터리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 거점 강화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아시아권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관세 장벽을 피하고, 현지 완성차 업체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늘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도) 지난해 9월 말 현재의 누적 계약주문은 전년도 320GWh에서 500GWh로 늘었는데, 생산설비 확장은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가 투자계획은 배터리 부문이 예상보다 1년 뒤인 2022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양산 개시를 목표로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연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에 더해 약 1조원을 투자해 1공장과 비슷한 생산 규모 의 2공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2공장의 생산 규모 역시 연간 10GWh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독일 폴크스바겐에 공급할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헝가리에 짓고 있는 2공장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2공장의 초기 생산량은 당초 연간 10GWh로 계획됐지만, 공장 규모를 확장해 생산량은 16GWh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사장은 경쟁사 인 LG화학과의 소송전과 관련 “LG화학과 합의를 포함해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