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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간병’까지…휴머니즘 담은 CES 혁신 기술 10선

중앙일보

입력

인간을 위한 기술 혁신 …

7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CES 2020(미국 소비자가전쇼)'. 미래를 바꿀 혁신의 답을 찾기 위해 달려온 18만여명에게 161개국의 4400여개 기업이 제시한 비전은 무엇일까. CES를 주관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는 이날 "올해 CES에는 인간을 위한 기술 혁신이 주목받고 있다"며 "며 "기술 발달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기술을 구현해야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S 2020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신기술로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한 10가지를 소개한다.

주인의 감정에 맞춰 행동하는 '반려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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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타트업 그루부X가 개발한 '러봇(LOVOT: Love+Robot)'은 사람의 반응에 따라 감정이 변하는 '반려 로봇'이다. 몸에 터치 센서가 달려 있어 사람이 쓰다듬으면 반응하고, 머리 위에 달린 카메라로 사람의 표정을 인식해 그에 맞게 반응한다. 안아달라고 바둥거리거나 감정이 상한 듯 뒤로 물러서기도 한다. 촬영 기능이 있어, 사람이 집에 없을 땐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CCTV 기능도 한다. 그루브X는 "AI칩이 장착돼 감정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최초의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글자 읽기 어려운 난독증 해결해 주는 특수안경 

에이비아이(ABEYE)라는 벤처업체가 CES 2020에 ‘렉시렌즈’를 출품했다. 소형 전자회로를 탑재해 난독증을 해결해 주는 특수 안경이다. 난독증은 글자를 읽거나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증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독서 장애를 앓고 있다. 국내에선 초등학생 중 약 2만명이 난독증으로 의심된다는 조사도 있다(교육부). 에이비아이는 렉시렌즈 베타 테스트를 통해 “안경 착용 시 즉시 난독증이 해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양대가 만든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지팡이' 

'스마트 지팡이'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제품이다.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출품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스마트 지팡이'는 걸을 때 적외선 센서가 주변 장애물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진동이나 소리로 알려준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모듈을 탑재해 현재 위치는 물론 내비게이션 역할도 해준다. 또 LED(발광다이오드) 표시등이 달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알려준다. 위험이 발생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엄마처럼 아기 흔들어 재우는 '디지털 요람' 

미국의 유아용품 업체인 포맘스(4MOMS)는 '마마루 슬립'으로 CES 2020 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부모의 인체와 비슷한 형태의 요람으로 아기를 흔들어 재우는 디지털 요람이다. 나무 그네, 캥거루, 자동차 타기, 파도 타기 등 다양한 동작과 진동·속도로 영유아의 취침을 돕는다. 빗소리, 파도 소리 등 백색 소음 기능도 포함됐다. 부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포맘스는 "자궁에서 요람으로의 전환을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환자와 간병인 위한 '배변 돌봄 로봇'   

국내 벤처인 큐라코는 '케어 비데'를 출품했다. 비데에 내장된 센서를 활용해 환자나 노인의 대소변을 처리해 주는 돌봄 로봇이다. 환자가 대소변을 보면 센서가 감지해 연결된 컵으로 즉시 처리한다. 이후 비데 스프레이로 세정한 뒤 온풍 건조로 냄새도 제거해 준다. 기기 세정도 소독 키트를 활용해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간병인은 하루 한 번 정도 오물통만 비우면 된다. 이 기술은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홍콩 등에서 임상 시험을 마쳤다.

뼈와 근육 강화해주는 웨어러블 기기 

뼈와 근육이 약한 근골격계 환자나 노인은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CES 2020에서 혁신상을 받은 국내 벤처 엑소시스템즈가 개발한 엑소리햅(exoRehab)’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다. 무릎 등에 엑소리햅을 착용하면 근력 상황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뒤 개인에 맞게 전기 자극을 줘서 근육을 강화해 주는 방식이다. 또 장치에 내장된 응용 프로그램이 데이터를 분석해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가난한 사라들을 위한 음식 기부 연결 플랫폼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비영리단체가 개발한 '푸드 레스큐 히어로(Food Rescue Hero)’는 식품을 기부하려는 사람과 받기를 원하는 사라들을 연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식료품점과 식당 등이 음식 기부를 원하면 앱을 통해 1만명의 자원봉사자에게 배송 통보가 간다. 음식들은 빈곤·기아 관련 단체에 보내지거나 기부받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직접 배송된다. 기아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가 입증돼 미국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넘어지기 전에 위험 예고해주는 스마트 벨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 낙상 사고로 입원한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2명은 1년 이내에 다시 낙상 사고를 당한다(서울의료원). 국내 스타트업인 웰트가 개발한 '스마트 벨트'는 허리엔 찬 벨트에 장착된 센서가 미세한 걸음의 움직임을 감지해 낙상 위험을 예측하고 방지해 준다. 걸음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앱을 통해 위험 신호를 알려준다. 특히 낙상 위험이 큰 근육감소증 환자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웰트 측의 설명이다.

아기 질식사 막아주는 베이비 돌보미 모니터 

CES 2020에서 혁신상을 받은 '쿠보(Cubo) AI'는 아기 돌보미 디바이스다. 영유아를 돌보는 부모를 위해 개발된 이 제품은 'AI 포토 캡쳐' 기능을 통해 아기의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한다. 특히 엎드려 자다 질식사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아기가 움직이거나 웃을 때를 감지해 자동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 때문에 스크랩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어 다니는 아기가 주방 등 위험한 곳으로 가거나 울음소리가 나면 부모에게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AI 활용해 총기 테러 맞서 인명피해 예방

미국 노스이스턴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선 33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으로 211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선 매년 1만명 안팎이 총기 관련 사건으로 숨을 거둔다. 이번 CES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 부문 혁신상을 받은 '총성 인지 기반 지능형 대응 시스템(IntelEvac)'은 총격 사건에 대응하는 솔루션이다. 지능형 사물인터넷(AI IoT) 기술을 활용해 총성을 감지하면 발포 위치와 위기 상황, 대피·구조 지원 방안을 알려 추가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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