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KT배왕위전'
<도전 5번기 제1국>
○ . 백 왕위 이창호 9단 ● . 흑 도전자 이영구 5단도전>
하지만 판은 전혀 요동하지 않는다. 전보의 마지막 수인 백△가 보여 주듯 이창호 9단이 완벽하게 수비하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이영구 역시 도발의 기회가 숱하게 많았으나 잘도 참아내고 있다.
흑은 그러는 사이 오래전부터 큰 곳으로 지목되어온 77과 79를 두었고 백은 새롭게 큰 곳으로 떠오른 78과 82를 두었다. 바둑은 벌써 종반전으로 넘어가고 있다. 검토실에선 "흑이 덤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비보가 잇따라 전해진다. 그러나 이영구는 전혀 폭발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영구 5단은 유명한 전투 바둑이라던데…" 하며 기사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그런데 대답이 묘하다. 이용수 4단이 " 그거, 옛날 얘기인데요. 지금은 변했어요"라고 하는 것 아닌가. 아차. 정보가 틀렸단 말인가.
88로 들여다보자 검토실이 일순 긴장한다. 이 부근 흑의 연결고리가 확실치 않아 백이 흑대마를 잡으러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창호 9단이 모험할 리 없지만 95로 받은 상태에서 백이 A로 끊으면 뭔가 사활이 확실치 않다고 한다.
그러나 백에도 문제가 있다. '참고도' 흑 1로 둘여다볼 때 2로 잇기 어려운 것이다. 만약 이었다가는 3이 선수여서 A, B가 맞보기.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