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년사 “헌법 개정”…시진핑 “홍콩 안정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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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동북아 정상들이 신년사에서 새해 정국 구상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연두 소감(신년사에 해당)에서 “새로운 시대의 ‘국가 만들기’에 대한 결의를 새롭게 한다”며 “미래를 뚜렷하게 응시하며 이 나라의 모습에 관한 큰 개혁을 전진시켜 나가겠다. 그 뒤에 있는 것이 헌법 개정”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총재 임기가 2021년 9월로 다가오며 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겠다고 재차 선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아베 정권에서의 개헌’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임기 내 평화헌법 개헌 달성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일본 내에선 우세하다. 그런데도 이처럼 개헌 의지를 드러낸 것은 보수 지지층을 고려한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바다, 영토, 영공을 확실히 지켜 나가겠다”며 “종래의 발상에 얽매이지 않고 안전보장 정책을 부단히 재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0년은 이정표를 세우는 한 해로 전면적인 소강(小康)사회를 달성해 중국의 첫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14억 중국 인민이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고, 약간의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또 홍콩 사태에 대해 “안정이 없는 환경에선 안락한 가정을 꾸리기 어렵다. 홍콩이 잘되고, 홍콩 동포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중 간 무역 갈등 등과 관련해선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굳건하게 걸을 것이며, 세계 평화를 지키고 공동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해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올해도 신년사를 발표하는 집무실 서가에 다양한 사진을 배치해 치국 방침을 밝히는 ‘사진 정치’를 구사했다. 올해 서가에는 18장의 사진이 등장했고, 11장이 새로 배치됐다. 이 중 미·중 수교가 이뤄진 해인 1979년 아버지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와 찍은 사진을 두고선 가족애 혹은 미국의 압박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도쿄=서승욱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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