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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엄마들 줄섰다는 ‘베스트 과외’리스트

중앙일보

입력

강남 8학군은 교육의‘파리’다. 교육의 유행이 그곳에서 만들어져, 성공 여부에 따라 인근 지역으로,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최근 강남 엄마들로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베스트 사교육을 점검해보았다.

어린이 철학 과외-논술 바람 타고 급부상

2~3년 전,‘ 통합 교과형 논술’이 입시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어린이 철학 과외 역시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철학 전문학원이 있긴 했지만, 글짓기 학원 대신 다니는 특별한 학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논술 바람이 거세지면서, 대입 논술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어릴 적부터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엔 7세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철학 그룹 지도’가 인기.‘ 어린이철학연구소’등 유명 학원의 강의 외에 학원에서 파견된 교사가 지도하는‘그룹 과외’를 통해 좀 더 세밀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잠실 7동에 사는 주부 이하나씨는“주 1회 철학 그룹 지도를 시켜요. 철학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을 키워주고, 아이가 창의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법을 일깨워주죠. 철학 학원에 다니더니 호기심이 많아져 질문도 많아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생겼어요. 논술의 기초를 다진다는 의미에서 글짓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지요”라고 말한다. 이어서“강남 엄마들은 아이가 7세만 되면 3~4명의 철학 팀을 짜느라 분주해지며, 한번 팀이 이뤄지면 초등학교 1, 2학년까지는 지속된다고 덧붙인다.

‘사랑과 우정의 차이’‘친구와 싸웠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등등 다양한 주제에 맞춰 교재를 읽고 토론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글쓰기로 마무리된다. 학원 및 그룹 지도 주 1회 강의, 수강료는 8만~10만원 선.

북아트-미술+논술 두마리토끼

처음엔‘책을 만든다’는 미술적인 의미가 더 컸지만, 최근엔‘책 만들기+논술’로 엮은 프로그램으로 강남 엄마들을 공략하고 있다. 즉‘미술’과‘논술’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이 북 아트의 교육 목표인 셈. 책 읽고, 목차 짜고, 감상문을 쓰는 일반 독서 지도 프로그램과 더불어, 음악 듣기와 그림 그리기, 요리 등을 접목시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매월 자신이 주제를 정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이 북 아트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 ‘북 스카우트’ ‘북아트와 논술’‘책 만들며 크는 학교’등 학원 프로그램과 북 아트 전문가를 초빙한 그룹 지도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주 2회, 수강료는 8만~10만원 선.

영국·캐나다 어학원 영어 강좌-해외 연수의 새로운 대안

‘아는 사람만 다니는 어학원’으로 소문난 문화원 어학 강의. 영국문화원과 캐나다문화원 등에서 운영하는 영어 강의는 최근 입소문으로 일부 알려지고는 있지만, 정보에 빠른 학부모들은 빠르게는 10년 전부터 이용해온 특별한 어학원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신청해 레벨테스트를 통해 선발되면 6학년까지 다닐 수 있다. 중간에 결원이 생겨도 보충하지 않는다.

3년째 영국문화원 어학 코스에 딸을 보내고 있다는 주부 김진아씨는“단순히 어학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원 자체의 우아한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도서관 등이 아이에게 영어를 문화로 느낄 수 있게 해줘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또한 신분과 실력이 확실한 원어민 강사에게 배운다는 것도 큰 혜택이지요. 삼성동에서 영국문화원까지 매주 승용차로 오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강의 내용이 만족스러워요”라고 말한다. 주 1회, 수강료는 15만원 내외로 저렴한 편.

연극교실과 발레 아카데미-업그레이드된 예능 과외

연극 및 발레 등 예술 과외는‘사회성과 자기 표현력 향상’ ‘체력 향상’등의 장기적인 교육 목표로 이루어진다. 현재 강남 엄마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장르는‘연극’과‘발레’. 극단‘사다리’에서 운영하는‘사다리 어린이연극놀이교실’과 유니버셜발레단이 운영하는‘유니버셜 아카데미’(UBA)가 강남 엄마들이 많이 찾는 예술 학습장이다.

사다리 연극 프로그램은 이전까지는 방학 프로그램만 운영하다가 2003년부터 봄과 가을에 24주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5~7세 대상의 유아반과 초등학교 저학년 및 고학년반으로 나뉘어 운영하며, 한 클래스 정원은 12~15명 선. 가족 프로그램, 자연학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놀이 체험 학습과도 연결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극 교실과 발레단에서는 수강생들과 함께 매년 1회 정기 공연을 한다.

스피치 학원-말발 키우기 프로젝트

논술과 더불어 구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어린이 스피치 학원이 뜨고 있다. 웅변학원의 업그레이드형으로 볼 수 있는데, 발표력 외에 표정 관리 등 섬세한 테크닉까지 가르쳐준다는 것이 이전 학원과의 차이점이다. 전 앵커 출신의 백지연씨가 운영하는 강남 압구정동의‘백지연 스피치 아카데미’는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를 보냈어요. 자신이 쓴 방송용 원고를 스튜디오에서 마치 앵커처럼 읽고, 그 모습을 촬영해서 아이에게 보여주면서 문제점들을 지적해주는 식으로 가르쳐요.”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주부 박원희씨의 경험담이다. 특히 회장, 반장 등 학교임원을 선출할 때는 초등학생 수강생이 더욱 늘어난다. 초등학교 4, 5, 6학년 합해서 6명 정원으로 한 반이 운영된다. 주 2회, 월 70만원.

영어도서관-영어유치원,영어학원 대신

최근 신종 사교육으로 강남 엄마들에게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곳중의 하나.‘ 영어도서관’으로 알려진‘스토리 & 키즈’라는 학원은 영어유치원 및 영어학원의 대체 사교육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직수입한 각종 원서를 비치해두고, 미국 스토리텔러협회 회원인 스토리텔러들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원서를 읽게 하는,‘ 책 읽기’가 주요 프로그램이다. 한 달 전에 7세 딸아이를 등록시켰다는 강남 대치동의 주부 강우현씨는“영어 우등생들의 교육법을 들어보면 대부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고요.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단어 실력도 늘고, 문법도 저절로 터득이 된다고 해서 선택했어요”라고 말한다.

오전에는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오후에 영어도서관으로 보내는 엄마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대기자가 줄을 섰다는 소문이다. 오전 10시~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되는 오전반(70만원)과 오후 2시~4시 30분까지 운영되는 오후반(48만원)으로 나눠 진행된다. 도곡점에 이어 대치점과 분당점도 곧 오픈할 예정.

기획 김종학 기자
취재 김은실(교육전문작가)
사진 조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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