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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전원회의 “전략적지위 강화”…김정은 신년 선물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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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충격 속에서 지난 4월 10일 제4차 전원회의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하루 개최 관례 깨고 이틀간 열려 #북·미대화 연말 시한 앞둬 주목 #김정은 ‘새로운 길’ 고심 깊은 듯 #WSJ “김정은·김정일 생일 도발 우려”

당 전원회의는 노동당 규약 등에 따르면 해당 시기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200명 이상의 당 중앙위원들이 전원 참석한다. 여기에 당과 내각 및 중앙기관 간부, 각 도 인민위원장 등까지 방청해 대규모로 진행된다.

통신은 제5차 전원회의에 대해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 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며 “현 정세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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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회의에서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 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며 “우리 당 역사에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통신이 언급한 ‘가혹한 시련’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는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연말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기로에 선 북·미 비핵화 협상과 대북 제재 등 북·미 대치 상황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을 강조하면서 ‘투쟁 노선이 제시될 것’이라고 한 점도 주목된다.

통신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혀 회의가 하루 이상 진행될 것임을 알렸다.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당 전원회의는 모두 여섯 차례 열렸는데, 회의가 하루 이상 진행되기는 처음이다. 내년 1월 1일 신년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전원회의는 28~29일 진행될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원회의를 하루 이상 여는 데다 주요 내용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두고 ‘새로운 길’ 천명에 앞선 김 위원장의 고심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밝힐 ‘새로운 길’과 관련해 지난 27일(현지시간) 주목할 만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김 위원장 생일인 1월 8일 또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 16일(광명성절) 전후를 기점으로 북한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현시점에서 크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 같은 예측에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내년 초 레드라인(핵실험·ICBM 발사)을 넘는 무력 도발 가능성은 작다”며 “핵 능력 강화 구두 선언, 영변 핵단지 활동 강화 등 다양한 도발을 통해 국방 자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제4차 전원회의에선 김 위원장 홀로 주석단에 앉아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을 보면 주석단 자리에 김재룡 내각 총리, 최용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이만건·김평해·김영철·이수용·박광호·안정수·오수용·박태성·박태덕·최휘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최부일 인민보안상, 김수길 군 정치총국장 등이 앉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일반 좌석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이 자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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