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모은 ‘달빛천사’ 펀딩, 사용처 논란에 7000명 환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년 전 인기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삽입곡 리메이크 앨범 발매를 위해 26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모였지만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일부 환불까지 이뤄지게 됐다. [사진 올보이스]

15년 전 인기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삽입곡 리메이크 앨범 발매를 위해 26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모였지만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일부 환불까지 이뤄지게 됐다. [사진 올보이스]

‘달빛천사’ 삽입곡 리메이크 앨범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26억원을 모았지만, 사용처 논란으로 7000여명에게 모금한 돈을 되돌려주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9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는 ‘달빛천사 15주년 기념 국내 정식 OST 발매’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15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OST가 판권 문제로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못하자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이용신씨가 이를 녹음해 발매한다는 취지의 프로젝트였다.

‘달빛천사’ 앨범 발매를 위한 펀딩은 3만3000원으로 시작했는데, 목표 금액의 80배에 달하는 26억3600여만원의 모금액으로 종료됐다.

‘뉴트로’ 열풍과 맞물리면서 참가자가 폭증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모금이 이뤄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고액을 달성했다.

그런데 환불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노래를 부른 성우 이용신씨의 콘서트 준비에 약 7000만원의 후원금이 사용된 것이 문제가 됐다.

일부 후원자들은 “앨범 제작을 위해 돈을 냈는데, 마음대로 콘서트에 후원금을 쓰는 게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제작사 측은 후원금에는 제작 비용 외에도 업체 수익이 포함된 것이니, 콘서트 비용으로 써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논란은 점차 커졌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환불을 결정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7000명 넘게 돈을 돌려받았다.

‘달빛천사’ 앨범 발매 관계자는 “펀딩에 참여한 7만명 중 사용처에 대한 논란을 강하게 제기한 7000여명에게 환불 조치했다. 참여자의 10% 정도”라고 밝혔다.

앨범 제작사 측은 원작 이미지 판권에 대한 문제 등 정리할 사안이 많이 남아 남은 펀딩 금액 사용처에 대한 문제를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