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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행 삼가라던 북, 남엔 “푼수 없는 처사” 맹비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23일 한국 정부의 북ㆍ미 중재자 역할과 관련해 또다시 “푼수 없는 처사”라며 비난했다.

연말시한 다가오며 미국에는 입닫고 한국 향해 포문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푼수 없는 처사는 망신만 자초하기 마련’이라는 개인 필명의 논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북한이 23일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국 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이 23일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국 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이 또다시 조·미 사이의 중재자로 나서 보려고 주제넘게 설쳐대고 있다”며 “세인의 조소를 자아내는 푼수 매련 없는(형편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둔한 짐승도 한번 빠진 함정에는 다시 가지 않는다”며 “이성적인 사고력과 수치심이 있다면 차마 중재자 타령을 더이상 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최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ㆍ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연말 시한을 앞두고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관리에 나섰는데, 정작 북한은 한국 정부 때리기에 나선 셈이다.

북한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남북 경제협력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남북관계에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도 북한은 “(한국 정부가)김빠진 곡조를 계속 불어대고 있으니 남조선 당국자의 행태가 참으로 측은하고 가련하기 그지없다”며 “남이 달가워하지 않은 일을 도맡아 하며 그에게 잘 보이려 하는 것을 두고 푼수가 없다고 한다”고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폄훼했다.

또 “남조선당국은 아직도 제 처지를 모르고 아무 데나 머리를 들이밀려 할 것이 아니라 지나온 행적을 돌이켜보면서 주견과 주대를 세우는 법부터 배우고 숙달이나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선전 매체를 통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상대방의 최고 지도자를 깎아내리고 비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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