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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北에 회동 제안 "우리 여기 있다, 北은 접촉방법 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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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후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후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북한 대북정책특별대표(부장관 지명자)가 16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한 뒤 브리핑룸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북한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북측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에 대해 "미국은 미·북 정상의 합의사항을 실천한다는 목표에 있어 데드라인(시한)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말을 앞두고 대미 압박을 계속해왔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비건 대표의 방한 전날인 14일 담화를 내고 "13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됐다"고 밝혔다.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도 "최근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제압하기 위한 또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열린 약식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열린 약식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향한 북한의 최근 성명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며 부정적이고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관리들도 이런 성명이 미국과 북한이 그간 가져온 논의의 정신이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에 도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비건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이날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날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협의를 했다"면서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긴밀한 공조 하에 공동 목표인 안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대표는 이번에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하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약식 회견을 연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통상 그를 만나 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나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직접 그를 접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17일 오후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으로, 판문점 등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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