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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문희상 한국당 음해, 스웨덴 항의받고 알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5일 “치졸하게도 한국당을 음해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내용이 이 편지에 담겨있다”며 제이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가 최근 같은 당 정진석 의원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한·스웨덴 의원친선협회장이다.

“문 의장, 스웨덴 총리 국회 연설 #한국당 행태 탓하며 장소 변경” #문 의장 측 “결코 사실 아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은 스웨덴 정부 측에 ‘한국당의 행태 우려’를 언급하며 19일로 예정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의 대한민국 국회 연설장소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편지엔 “어제 저녁 문희상 의장은 한국당의 행태에 대한 우려를 언급(referring to concerns over behavior of the LKP)하면서 스웨덴 총리 연설 장소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돼 있다. “이미 1000명이 넘는 언론과 외국 대사들을 연설에 초대했다. (연설 장소와 관련해)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국내외 이미지에 역풍이 불 수 있는 심각한 사항”이란 대목도 있다.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이 11일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상황과 관련 있는 듯하다. 예결위 회의장도 로텐더홀을 거쳐야 한다.

그렇더라도 외국 대사가 야당 탓을 하도록 문 의장이 처신했다면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당장 심 원내대표는 “우리는 스웨덴 총리가 국회에서 연설하는 계획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문 의장이 한국당에 대해서 어떤 음해를 했기에 스웨덴 대사가 정진석 의원한테 이런 항의성 편지를 보냈는지 문희상 의장한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무소속 신분의 국회의장이 다른 나라 대사관에 노골적으로 제1야당의 잘못을 집은 것은 잘못”이라며 “스스로 주장하듯 의회주의자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장실 관계자는 “스웨덴 측이 한국당 농성 상황을 보고 의장실을 찾아와 총리 연설 일정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문 의장이 먼저 한국당의 행태를 언급했다는 건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체 장소는 국회 도서관으로 알려졌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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