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18배 부자 블룸버그···그 돈이 美대선판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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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재단의 기부를 받았던 정치인들이 공식적으로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며 대선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 선정 세계 9위 부자 블룸버그 #후원받은 정치인들 지지 세력으로 돌아와 #NYT "어떤 후보보다도 광범위한 네트워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사진=로이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사진=로이터]

NYT는 14일 "블룸버그의 돈은 어떻게 정치 네트워크가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시의 첫 흑인 시장 마이클 터브스(29)가 지난 11일 블룸버그를 "자원과 경력, 네트워크를 가진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터브스 시장은 지난해 블룸버그 재단이 후원하는 하버드 대학의 정치인 연수 프로그램 졸업생이다. 지난 6월 블룸버그 재단은 스톡턴시의 교육 개혁을 위해 50만 달러(약 5억 8600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실제 블룸버그는 자선 활동을 바탕으로 거대한 정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약 90억 달러(약 10조 5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블룸버그 재단은 196개의 도시에 3억 5000만 달러(약 4102억) 상당의 보조금과 기술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을 후원해왔고, 이 지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오늘날 블룸버그 대선 운동의 중추를 담당한다.

블룸버그는 현재까지 산호세, 루이빌 등 8개 도시의 시장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약 260만명이다.

NYT는 "이런 자선 활동은 블룸버그 출마의 특별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며 "블룸버그는 자원 활동을 통해 역사상 어떤 대통령 후보보다도 광범위한 정치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수혜자들은 깊은 충성심을 느끼고 있다"고 논평했다.

NYT는 이어 "기업 규제와 법 집행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데다 공화당에 몸담은 적 있는 블룸버그로선 흑인 공직자들의 지지를 받고 싶었을 것"이라고도 썼다. 경제 문제에서 민주당 후보 중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서 있는 블룸버그가 흑인 표를 겨냥하기 위해 자신의 후원 네트워크를 활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전 뉴욕 시장을 지낸 블룸버그 후보의 자산은 약 555억 달러(약 64조2400억 원)에 달한다. 그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부자 순위 9위에 올랐으며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18배 많은 재산을 가졌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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