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교안 이번엔 로텐더홀 농성…장외투쟁-삭발-단식 이은 4연발 강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는 앞으로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겠다”며 “야당도 국회도 민주주의도 무참히 짓밟혔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저부터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 신당)’의 2020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강행 처리된 것에 대한 반발이다.

황 대표는 “국민 혈세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정치적 떡고물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우리가 똘똘 뭉쳐 저들의 폭압에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민과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다”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  “가담한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비롯해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할 것” 등 강경한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황 대표의 이날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은 청와대 앞 노숙 단식 이후 12일 만이다. 비교적 단기간에 재차 강공책을 꺼내 든 셈이다. 당시 노숙 단식에 들어가며 황 대표는 지소미아·선거제·공수처법 철회 등 3가지 요구 사안을 내걸었다. 단식을 끝내고 돌아왔음에도 상황이 더 악화해 야당의 전투력을 독려하는 한편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실제로 황교안 대표는 “머지않아 선거법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여당은) 강행처리 할 것”이라며 “예산보다도 더 악하게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요인도 꼽힌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두고 황 대표와 갈등설이 크게 불거졌다. 새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 ‘황심’ 논란도 야기됐다. 새 원내사령탑인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황 대표의 쇄신론에 공공연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또다시 리더십을 두고 물음표가 제기되자 지체 없이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월 말 당 대표에 선출된 황 대표는 10개월간 장외투쟁-삭발-단식-로텐더홀 농성 등 강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단식농성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당내외 평가 이후 대여 관계에서 강경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경 일변도 이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