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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하천 1986곳 건강 성적표 나왔다…12곳(0.6%)은 '올 A' 받아

중앙일보

입력

환경부가 전국 1589개 하천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해 발표했다. [중앙포토]

환경부가 전국 1589개 하천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해 발표했다. [중앙포토]

전국 하천 중 수생태계가 건강한 하천 12곳이 뽑혔다.
남한강 수계의 봉산천 등은 어류·저서동물 등 4가지 항목을 평가했는데, 4항목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환경부는 2016~2018년 전국 2031개 하천의 3039개 지점을 대상으로 3년 주기의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를 진행, 그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이 가운데 1589개 하천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5대강 수계에 속하고, 442개 하천은 기타 수계로 분류된다.
또, 5대강 수계 하천 중 45곳은 홍수가 나거나 하천수가 말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가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실제 평가가 이뤄진 하천은 5대 강 수계 1544개 하천과 기타 수계의 442개 하천 등 1986개다.

수생태계 건강성은 수질·수량과 함께 하천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며, 2개 분야 4개 항목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수생생물 분야에서는 어류와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이하 저서동물), 부착 돌말류 등 3개 항목에 대해, 하천환경 분야에서는 수변 환경에 대해 조사·평가했다.
항목별로는 '매우 좋음(A)', '좋음(B)', '보통(C)', '나쁨(D)', '매우 나쁨(E)' 등 5개 등급으로 성적을 매겼다.

동북 '좋음' vs. 남서 '나쁨'

평가 결과, 한강 권역의 금계천이나 섬진강 권역 대광천 등 172개 하천(8.7%)은 모든 항목에서 B등급 이상을 받았지만 한강 권역의 굴포천이나 금강 권역의 석남천 등 모든 항목이 D등급 이하로 평가된 하천도 30곳(1.5%)이었다.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한강 권역 금계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한강 권역 금계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금강 권역 북창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금강 권역 북창천 [사진 환경부]

특히, ▶한강수계 남한강 상류 권역의 봉산천, 소양강 권역의 가리산천·진동천·큰가마소천, 인북천 권역의 서화천·심적골천, 평창강 권역의 강림천, 평화의댐 권역의 천미천, 홍천강 권역의 장남천▶금강수계 논산천 권역의 괴묵동천▶섬진강수계 주암댐 권역의 대광천▶만경강 권역 용연천 등 12곳(0.6%)은 모든 항목에서 A등급을 받았다.

낙동강과 영산강에서는 '올 A'를 받은 하천은 없었다.
대체로 '좋음'으로 평가받은 하천은 동북 지역에, '나쁨'으로 평가된 하천은 남서 지역에 몰려 있었다.
인구와 도시, 농경지 분포 상황을 반영했다.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섬진강 권역의 대광천 [자료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섬진강 권역의 대광천 [자료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낙동강 권역의 지우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좋음'으로 평가된 낙동강 권역의 지우천 [사진 환경부]

이에 비해 25%는 D등급, 75%는 E등급을 받아 '최악'의 하천으로 평가를 받은 곳도 9곳(0.5%)이었다.

▶한강수계 남한강 하류 권역의 중리천▶영산강 수계 영산강 상류 권역의 세하천 ▶한강 대권역에서 서해로 유입되는 삼동암천·숭릉천▶낙동강 대권역 수영강 권역의 괴정천▶만경강 권역의 간산천·금학천·원천 ▶삽교천 권역의 오목천 등이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관계자는 "수생태계 건강성이 우수한 하천은 주로 유역 상류의 고도가 높은 산지형 하천으로 유역 내 토지가 비교적 자연성을 보존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오염물질 유입이 적어 수질이 양호하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유수성(流水性) 종의 비율이 높아 수생태계 건강성 등급이 우수하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보로 막힌 하천 '나쁨' 평가 받아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쁨'으로 평가된 한강 권역의 굴포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쁨'으로 평가된 한강 권역의 굴포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쁨'으로 평가된 금강 권역의 석남천 [사진 환경부]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쁨'으로 평가된 금강 권역의 석남천 [사진 환경부]

반면, 유역 내 토지 대부분이 도시나 농경지 등으로 이용되는 하천은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쁜 것으로 평가됐다.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공학연구과 관계자는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쁜 것으로 평가된 하천은 빗물의 지하 침투를 막는 도로·건물 등 불투수성 인공구조물로 인해 비가 내릴 경우 비점(非點, Non-point) 오염물질 유입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 농업용 보 등 하천 횡단 구조물로 인해서 어류의 이동 제한과 유속 저하, 진흙의 퇴적 등으로 수생생물의 서식 여건이 악화한 것도 수생태계의 건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수생태계 건강성 종합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받은 지점은 전체의 12.7%로 나타났다.
직접 비교하기는 곤란하지만, 유럽연합(EU) 기준으로 평가한 독일의 15.5%나 이탈리아의 29.1%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편이다.

박미자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앞으로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평가를 보다 체계화하겠다"며 "수생생물 서식처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지류·지천의 오염물질 관리를 강화하고, 기능을 상실한 농업용 보 등 하천횡단 구조물의 개선을 통해 하천 건강성 회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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