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AI와 다른 사람의 기세

중앙일보

입력 2019.12.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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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6강> ●리친청 9단 ○신민준 9단

8보(105~120)=리친청 9단은 105로 중앙을 지키며 좌상귀 패를 최대한 버텨간다. 하지만, 106으로 본격적인 패싸움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모양이 굳어진 반상에서 ‘패’는 그나마 변수가 생길 여지를 주지만, 이번 패는 흑에 절망적이다. 팻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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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준 9단은 여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작정인가 보다. 108, 114 등 악수 팻감까지 사용하면서 패싸움을 이기기 위해 오기를 부리고 있다. 상대가 부러질 때까지 힘을 내보겠다는 심산이다.

참고도

참고도

하지만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릴라제로’는 다른 선택을 권유한다. 패싸움을 굳이 이기려 하지 않고 ‘참고도’ 백1로 패를 양보한 다음 백3, 백7로 중앙을 선점하면 승률이 95%라는 분석이다. 패를 지더라도 이미 승리해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차이는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기세는 기계과 다르다. 완벽한 승리보다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통쾌한 승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팻감이 부족한 리친청 9단은 117로 끊어서 마지막 발버둥을 쳐본다. 최후의 순간이 머지않았다. (110, 116…△/ 113…107)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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