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기지 총격범 사우디군 장교 “미국은 악의 나라”

중앙일보

입력 2019.12.07 19:55

업데이트 2019.12.07 20:14

미국 플로리다 펜서콜라 해군 기지.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 펜서콜라 해군 기지.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총격범을 포함해 4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미 해군에서 항공 훈련을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군 장교 모하메드 사이드 일샴라니 소위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이날 오전 해군 항공기지에서 여러 명에 총격을 가한 뒤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크리스토퍼 가버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총격 용의자가 지난 2년 동안 펜서콜라 해군 기지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 훈련은 2017년 8월 시작돼 내년 8월에 끝날 예정이었다. 훈련 프로그램에는 초기 조종사 훈련과 영어 등이 포함돼 있었고 훈련 자금은 사우디가 지원했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는 용의자가 공격을 수행하기 전 트위터에 미국을 '사악한 나라'로 지칭한 짤막한 성명서를 올렸다고 밝혔다. 시테에 따르면 그는 "나는 악에 반대한다. 전체로서의 미국은 '악의 나라'로 변모했다"며 "단지 미국인이라서 당신에게 맞서는 것이 아니며, 당신이 누리는 자유 때문에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당신이 날마다 무슬림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를 지지하고, 후원하며 직접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증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샴라니의 트윗 성명에는 오사마 빈 라덴을 인용한 발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트위터 계정은 현재 이용이 정지됐으며 수사관들은 이 트위터를 용의자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총격 사건 직후 당국은 사우디인 6명을 구금했다. 한 수사 관계자는 구금된 사우디인 가운데 3명이 용의자의 공격 과정 전체를 촬영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현지에서 구입한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확장탄창 1벌과 4∼6개의 탄창도 지니고 있었다. 해군 기지에는 보안·경계 부대원만이 무기를 반입할 수 있다. 해군 측은 기지를 폐쇄하고 총격범이 총을 기지 내로 갖고 들어온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군사교환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외국 학생들에 대한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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