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버지들 21년만에 굿바이···창업자 페이지·브린, 경영 손 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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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왼쪽)과 세르게이 브린. [사진 로이터]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왼쪽)과 세르게이 브린. [사진 로이터]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두 사람은 3일(현지시간)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사람이 구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는 창립 21년 만에 처음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전권 #대주주와 이사로서는 영향력 행사

지난 2015년 구글이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로 회사 구조를 변경하면서 페이지는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 브린은 알파벳의 사장(president)을 맡아왔다. 두 사람의 퇴임은 발표와 함께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구글 CEO를 맡아온 순다르 피차이가 알파벳의 CEO직을 함께 맡게 됐다. 알파벳의 새 사장직을 누가 맡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오랫동안 회사의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엄청난 특권을 누렸지만, 이제는 자랑스러운(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역할을 맡을 때가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다르와 정기적으로 계속 대화를 하고, 특히 우리가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대해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지와 브린은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다니던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먼로 파크에 있는 친구 집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했다.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인터넷 검색시장을 주름잡던 시절, 페이지와 브린은 야후가 자신들이 개발한 검색 기술을 사주지 않자 직접 회사를 차렸고, 21년 동안 구글을 세계 최대 검색엔진으로 성장시켰다.

두 사람은 비록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대주주와 알파벳의 이사로서 회사의 중요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지와 브린은 앞으로 무인 자동차나 우주여행, 미래 도시 계획 같은 인류에게 새 장을 열어줄 새 기술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피차이 CEO는 구글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사업이 순조롭게 돌아가게끔 관리하는 동시에, 알파벳이 주도했던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같은 혁신 기술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얽힌 규제 문제를 풀어가며 구글과 알파벳의 앞길을 동시에 이끄는 일도 피차이의 몫으로 남았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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