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이 때리면 중국도 주먹 뻗어…홍콩인권법 통과에 미 함정 기항 금지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한 지 4일 만에 중국이 반격 조치를 내놓았다. 미 함정의 홍콩 입항을 불허하고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비판적인 일부 비정부기구(NGO)를 제재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때리면 중국도 주먹을 뻗겠다는 이야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미국이 지난달 말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보복 조치로 미 함정의 홍콩 기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미국이 지난달 말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보복 조치로 미 함정의 홍콩 기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전에 미국이 중국의 굳건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위 ‘홍콩인권법안’이라는 법안을 만들어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은 물론 중국의 내정 또한 엄중하게 간섭했다”고 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이어 “이 같은 미국의 무리한 행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오늘부터 잠정적으로 미국 군함과 함재기가 수리나 휴식을 목적으로 홍콩 기항을 신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동시에 ‘휴먼라이츠워치’와 ‘프리덤하우스’, 미국국가민주기금회’, ‘미국국제사무민주협회’, ‘미국국제공화연구소’ 등과 같이 홍콩 사태와 관련해 악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비정부기구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NGO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할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들 기구에 속한 인사들의 홍콩이나 중국 입국이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화 대변인은 아울러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아 홍콩 사무에 손을 쓰거나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걸 중지하기를 촉구한다”며 “중국은 앞으로 정세 변화에 따라 진일보한 필요 행동을 취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물론 중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미군 항공모함 등의 홍콩 입항 불허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국의 실제 행동을 보라”고 답해 미국이 어떠한 조처를 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대응 또한 달라질 것을 시사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미 함정과 함재기 홍콩 기항 허가하지 않기로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비판적 입장 보인 #‘프리덤하우스’ 등 일부 NGO 또한 제재하기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