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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는 영업실장" …한화 장남 김동관, 4년만에 부사장 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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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사진 한화]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사진 한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36)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큐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전무 승진 이후 4년 만이다. 표면적으로는 태양광 부문의 실적 개선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라지만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승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CO)로 그룹 안팎에서 세계 주요 시장에서 한화가 태양광모듈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김 부사장에 대한 그룹 안팎의 평가는 ‘뚝심 있는 영업실장’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2010년 그룹이 태양광에 진출한 후 한때 철수설까지 나돌 정도로 암흑기를 겪었지만, 김 부사장이 합류한 이후 실적이 개선됐다"며 "2015년 영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미국 유수의 기업 넥스트에라가 발주한 1조원 규모의 1.5GW(기가와트) 태양광 사업을 따냈다. 이후 태양광 선진국인 독일·일본 등에서 점유율 1위를 달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실장 명함을 달고 영업·마케팅까지 두루 책임졌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한화의 화학·태양광 사업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법인(가칭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을 맡는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소재까지 아우르는 핵심 직책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화학·태양광 계열사 경영을 맡는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후계 승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은 김 부사장을 비롯해 차남인 김동원(34) 한화생명 디지털혁신 책임, 삼남 김동선씨(30) 등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한화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부문은 올해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까지 4조297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매출(3조6228억원)을 넘어섰다.

김 부사장이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선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운 중국 업체의 부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 석유화학·첨단소재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신시장 개척과 사업모델 혁신을 통해 한화솔루션의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 1월 한화큐셀 상무를 거쳐 같은 해 전무로 승진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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